‘코로나 블루’, 노래로 사람들 토닥여주는 앗숨성가대

(가톨릭평화신문)
 
▲ 앗숨성가대 단원들이 첫 번째 비대면 합창곡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를 부르고 있다. 유튜브 화면 캡쳐

 

 


코로나19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로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에게 노래로 위로하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군종교구 앗숨성가대(단장 홍민영, 담당 이응석 신부)다.

라틴말 앗숨(AD SUM)은 ‘예! 여기 있습니다’라는 뜻이다. 앗숨성가대는 주님의 부르심으로 한자리에 모여 한목소리를 내는 찾아가는 성가대다. 국군 장병들과 군인 가족들에게 노래로 사랑을 전하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교회 내 모든 행사가 취소되면서 앗숨성가대의 활동도 중단됐다. 다시 모여 연습할 날만 기다리던 중 단원 한 명이 “비대면 합창을 해보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 두기로 비대면 방식이 늘어가는데 합창이라고 못할 것이 없었다. 먼저 반주를 녹음한 다음 반주를 들으면서 각자 자신의 파트를 녹음했다. 그리고 녹음한 음원을 합친 다음 합친 음원을 틀어놓고 각자가 노래하며 영상을 촬영했다. 그렇게 해서 탄생한 첫 번째 비대면 합창곡이 ‘누군가 널 위해 기도하네’다. 평소 앗숨성가대가 봉사를 다니면서 즐겨 부르는 곡이기도 하지만 코로나19로 어려운 시기에 기도가 필요한 사람들을 생각해 이 곡을 선정했다. 이어 제작한 ‘구원자 예수 너의 사랑’, ‘십자가’도 모두 비대면 합창곡이다. 특히 ‘십자가’는 해외 유학을 떠난 단원이 주님과 한국에 있는 단원들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담아 참여했다.

앗숨성가대가 노래로 사람들에게 사랑을 나누고 위로를 전할 수 있는 힘은 단원들의 밝고 유쾌한 분위기에서 나온다. 연습시간의 절반은 웃다가 끝날 정도다. 이러한 분위기는 앗숨성가대가 온 힘을 다해 기쁜 마음으로 노래할 수 있는 원동력이다. 또한, 노래를 통해 선교하고 봉사하려는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모인 것도 에너지와 열정이 식지 않게 이끄는 힘이다.

앗숨성가대 단장 홍민영(비비안나)씨는 “어려운 시기에 우리나라 사람들뿐만 아니라 성가를 목말라 하는 모든 사람에게 저희 목소리가 힘이 되면 좋겠고 신앙 외적으로도 사람들의 마음이 따뜻해지고 위로가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지금 활동은 못하지만 그동안 하느님과 정말 가까이 살고 있었다는 것을 느끼는 소중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하루빨리 코로나19가 종식돼서 봉사를 다녔으면 좋겠고 봉사를 다시 시작하면 그동안 못한 만큼 더 열심히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앗숨성가대는 1999년 창립해 10년 만인 2009년 군종교구 공식 성가대가 됐고 2019년에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2016년에는 국군 장병 사기 진작과 신앙 전력화에 크게 이바지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방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앗숨성가대는 20대 대학생부터 30~50대 직장인, 군인 가족 등 다양한 연령, 여러 교구에서 42명이 모여 함께하고 있다. 성유 축성 미사와 군종 장교 임관 미사, 호국 영령을 위한 위령 미사, 성전 봉헌 및 축성식, 사관학교 졸업 및 견진 미사 등 군종교구 행사에서 전례 성가를 담당하고 있다. 입단 조건은 없다. 성가를 사랑하고 성가를 통해 선교와 봉사를 하는 데 뜻이 있는 가톨릭 신자면 누구나 함께 할 수 있다.

앗숨성가대의 비대면 합창곡은 앗숨성가대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