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쟁 발발 70주년에 바라본 민족 화해의 여정

(가톨릭평화신문)


6ㆍ25 전쟁 발발 70년을 아흐레 앞둔 16일,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됐다. ‘남북 화해와 협력의 상징’ 개성공단에서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폭파되는 비극적 장면은 한반도에서 화해 여정이 얼마나 먼지, 또 분단의 골은 얼마나 깊은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남북 대화에서 북미 대화로, 북미 대화에서 3차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지던 대화도 이제는 사실상 끊겼고, 한반도는 다시 격동하며 요동치고 있다.

그럼에도 우리는 한반도 평화와 화해를 위한 기도의 끈을 놓을 수 없다. 해서 전쟁 발발 70돌을 맞아 교구별로 한반도 평화 기원 미사를 봉헌하고 기도의 연대를 이룬다. 미국의 여성단체들과 팍스 크리스티 코리아 등 국내외 단체들도 “70년으로 충분하다”며 이제는 휴전을 끝내고 종전 선언을 통해 평화로 나아가자는 캠페인을 하고 있거나 준비 중이다.

또한, 주교회의 민족화해위원회 위원장 이기헌 주교도 17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남북에 인내와 용서를 주문하고, 종전으로 나아갈 것을 주문했다. 주교회의 교회 일치와 종교 간 대화위원회 위원장 김희중 대주교도 한국종교인평화회의 공동회장단 명의 호소문을 통해 “강경 대처는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더 나은 한반도의 미래를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이럴 때일수록 우리에게 중요한 건 ‘기도 속에서의 인내’다. 평화를 위해 참아 견디며 회심을 통해 하느님 은총의 선물인 화해와 평화를 청해야 한다. 우리는 한민족이기에 서로 만나고 대화하고 상호 존중과 다양성 안에서의 일치를 통해 화해의 길로 나아가도록 기도해야 한다. 그럴 때만 평화의 왕이신 그리스도께서는 우리에게 평화의 은총을 허락하실 것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