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정 해체로 고통받는 아이들, 사랑으로 보듬어야

(가톨릭평화신문)


아동 학대를 포함한 가정 폭력이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아동 학대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국민적 공분이 일고 있지만, 연간 아동 학대 건수는 2만 건이 넘는다. 부모의 학대와 방임으로 세상을 떠나는 아이는 줄지 않고 있다.

부모 노릇을 할 수 없는 부모가 많아졌다. 아동 학대가 일어나는 가정은 더 이상 아이들이 사랑을 배우는 첫 학교가 될 수 없다. 아동 학대를 일삼는 부모 역시, 가정 해체의 피해자인 경우가 많다. 가정 해체를 경험한 아동의 상처가 치유되지 못하면, 그 아동이 성장해 아동 학대의 가해자가 되어 악순환을 이어간다.

인보성체수도회가 최근 충남 예산에 ‘새감크나이프자연숲학교’와 ‘인보자연숲교육센터’를 마련했다는 소식은 더 반갑다. 둘이면서 하나인 두 교육 공동체는 가정 해체에 따른 정서적 장애와 학습 부진 등으로 고통받는 아이들을 자연 속에 품어 길러낸다. 독일의 세바스티안 크나이프 신부의 자연치유 영성을 받아들인 대안학교로, 아이들을 치유하는 데 자연과 숲을 활용한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으로 양육할 힘이 없다면, 가정 해체를 경험한 아이에게는 부모의 사랑을 대체할 다른 사랑이 필요하다. 태어나자마자 처음 관계를 맺는 부모에게 받는 상처의 고통은 얕을 수가 없다. 해체된 가정을 경험하더라도 스스로 소중하고, 사랑받는 존재임을 깨닫는다면 ‘아동 학대의 악순환’ 고리는 힘없이 끊긴다.

두 교육 공동체가 가정 해체로 고통받는 아이들의 주변을 ‘새가 물가를 감돌듯’ 품어 주기를 기대한다. “어린이를 사랑하는 것만으로 부족하고 사랑받고 있음을 느끼게 해야 한다”는 돈 보스코 성인이 한 말은 마을과 학교, 가정 등 아동을 품은 모든 곳에 내걸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