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주어지는 것 아니라 배워야 합니다”

(가톨릭평화신문)
▲ 에코행복연구소 김연진 소장과 박영호 신부는 10년 동안 사람들이 내적인 힘을 길러 주체적인 행복을 훈련하도록 이끌어줬다.



똑같은 상황에도 누구는 행복을 느끼고, 누군가는 행복하지 않다.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구조가 다양하고 복잡하기 때문이다. 의존적 행복 지수가 높은 사람은 자신을 행복하게 해주는 사람과 사건, 상황에 의존한다. 칭찬과 인정이 있거나 진급이 잘 돼야 행복하다. 외부조건에 의해 행복이 결정되면 그 행복에는 한계가 있다. 주체적 행복은 외부조건을 뛰어넘는다. 어떤 상황에도 만족하고 행복을 누릴 능력이 있으면 된다. 행복은 학습할수록 강해진다.

10년 동안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내적인 힘을 키우도록 함께해온 이들이 있다. 에코(ECHO)행복연구소 소장 김연진(율리아)씨와 연구원 박영호(꼰벤뚜알 프란치스코수도회) 신부다. 에코는 ‘Evangelical Coaching and Healing Oriented’의 약자로, 에코행복연구소는 행복을 향한 복음적인 동반과 치유를 연구해왔다. 지금까지 2690명이 행복학교를 거쳐 갔고, 51명의 행복코치를 양성해 행복 씨앗을 뿌려왔다.

“행복학교는 의존적인 행복이 아닌 주체적인 행복을 만들어 가도록 연습하는 곳입니다. 자극에 대해 반응하는 개인의 내적인 힘을 키우는 겁니다. 행복하기 어려운 상황에도 행복에 대해 주체적인 사람들이 늘어나 행복한 사회로 변화시킬 수 있는 불씨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김연진 소장)

연구소는 비영리 사단법인으로 과학적으로 검증된 긍정심리학, 통합적(육체ㆍ심리ㆍ정신ㆍ영성) 인간상을 바탕에 두고 행복프로그램을 연구, 개발해왔다. 삶에서 일어나는 경험과 지혜에 전문적인 연구 결과를 체계적으로 접목했다. 행복학교와 행복톡톡, 무료 공개강좌를 통해 행복 전도사로 활동해왔다. 연구소에서 발급하는 행복코치 자격증은 민간 자격증에 등록돼 있다. 행복학교 정규 과정을 마친 후 행복코치 과정에 들어가면 1년간 교육을 받은 후 2급 자격증을 받는다.

행복학교를 경험한 이들은 “가족 간의 관계, 타인을 바라보는 관점, 자신을 바라보는 관점이 편해지고 자유로워졌다”고 털어놓는다. 가정주부를 비롯해 유치원 원장 수녀 등 다양한 이들이 행복을 맛봤다. 자신의 행복과 삶을 영성적으로 가꾸고 싶어하는 이들이 문을 두드렸다. 미혼모, 노숙인, 암환자에게는 찾아가 프로그램을 진행해줬다.

“가난한 이들도 행복을 학습할 권리를 존중받게 하는 것은 중요합니다. 모든 이가 자신의 삶을 사랑하고, 행복할 권리가 있는데 여기에 경제적 이유가 있어서는 안 되죠.”

연구소는 코로나19로 무료 공개강좌를 연기하는 등 프로그램을 중단해야 했다. 주일학교와 평신도 피정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책 작업을 하고 있다.

박영호 신부는 “코로나19로 내 안에 지속적인 행복의 원천이 깔려있지 않은 한, 지금까지 의존적인 행복에 매달렸던 사람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행복지기(후원회원)들을 위해 미사를 봉헌하고, 행복에 대한 짧은 단상을 문자로 보내드립니다. ‘갑갑하지만 혼자 한강변을 걸었어요’라고 답을 보내는 분들을 보면, 단순히 코로나19에 잠식된 게 아니라, 내적인 힘으로 이겨나가는 것 같아 기쁩니다. 많은 분이 일상에서 보물을 찾고, 행복함을 누릴 수 있는 힘을 키워야 합니다. 배워야 합니다. 행복도 학습되거든요.”

문의 : 031-8084-9425, 에코행복연구소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