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비대면 시대 온라인 사목의 명과 암

(가톨릭평화신문)


코로나19로 비대면 문화가 확산함에 따라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도 디지털 중심으로 옮겨가고 있는 모양새다. 일시적이겠지만, 코로나19로 인해 그리스도인이 신앙을 키우는 텃밭인 ‘친교와 만남의 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서울대교구 역삼동본당은 인터넷 강의로 첫영성체 교리를 실시해 최근 44명의 어린이가 첫영성체를 했다. 인천교구 효성동본당도 줌(Zoom)으로 비대면 온라인 첫영성체 교육에 나섰다.

이러한 시도는 인터넷 교리는 물론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는 것으로 확장됐다. 영상 편집과 활용에 발 빠른 수도회와 교회 기관 및 단체들도 유튜브 바다에 뛰어들었다. 강론과 교리는 물론, 신앙 상담도 하고 묵주 기도도 바칠 수 있다. 북튜버가 추천해주는 신앙 서적을 읽고 생활 성가도 감상한다. 또한, 유명 유튜버로 정의되는 ‘인플루언서’들이 매력적인 외모와 강력한 호소력으로 채널을 이끌어가는 움직임도 엿보인다.

가톨릭 콘텐츠의 다양화는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1인 미디어가 발달함에 따라 편향된 시각, 의도하지 않은 가짜뉴스를 전파할 여지가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인플루언서들은 정보 사회의 또 다른 슈퍼 전파자다. 검증 장치 없이 전파력 하나에만 의지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는 가톨릭교회가 ‘장소를 채워온 사목’에서 벗어나 새로운 복음화와 연대를 고민하게 한다. 대전교구 대화동본당 김재덕 신부는 코로나19로 성당에 나오지 못하는 전 신자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안부를 물었다. “많은 것이 바뀌어도 신앙의 본질이 인격적 친교와 만남에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 김 신부의 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