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단상] 스마트폰 쉼과 선용으로 바꾼 일상(손병선, 아우구스티노, 한국평협 회장)

(가톨릭평화신문)


오늘은 저에게 뜻깊은 날입니다. 그래서 저를 쓰담쓰담, 토닥토닥 해주고 싶은 마음입니다. 왜냐하면 오늘이 ‘가톨릭굿뉴스’ 앱에서 진행하는 ‘모바일 복음 쓰기’를 시작한 지 딱 1년 되는날이기 때문입니다. 바쁜 일상에서도 우리에게 생명을 주는 복음 말씀과 늘 함께한 한 해였기에 더욱 뿌듯합니다. 배우자와 함께 복음을 쓰면서 앱에서 매일 주어지는 룰렛 점수에 따라 “앗~싸, 에~이” 하며 웃고 찌푸리는 재미있는 일들도 많았지요.

그동안 성경 통독의 경험은 몇 번 있었습니다. 본당 형제자매님들과 함께 3년에 걸쳐 성경 통독을 한 적도 있고, 구역 교우들과 함께 매주 토요일 새벽 미사 후 통독을 하고 각자 챙겨 온 음식을 나누며 신앙 대화로 꽃을 피웠던 시절도 생각납니다. 본당의 전례분과 봉사자들과 함께 복음서를 철야 통독하고 새벽 미사를 봉헌했던 경험이나, 대자들과 함께 집에서 통독했던 경험도 새롭게 다가옵니다. 오랜 세월이 지난 지금도 인상적인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이처럼 통독 경험은 다양하지만, 성경 필사는 번번이 실패한 경험이 있어 왠지 아쉬웠고, 넓고도 깊은 복음 안에 담긴 심오한 뜻을이해하는 데는 늘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올해 사순 시기에는 제가 봉사하고 있는 평협에서 ‘스마트 쉼’ 운동을 펼치며 사순 묵상 수첩을 제작해 전국에 배포했습니다. 저도 글씨 연습도 할 겸 캘리그라피 세필로 복음을 쓰고 묵상했는데, 그러면서 자연스레 일상 안에서 우선순위가 하느님 위주로 바뀌는 변화도 생겼습니다. 또한, 지난 6월 예수 성심 성월을 기해 한국평협에서 굿뉴스와 함께 진행한 코로나 극복 이벤트에도 참여하면서 묵상 글에 한 번 당첨되어 소확행의 작은 기쁨도 누렸습니다. 함께 참여하신 전국의 많은 교우들도 ‘코로나 19’ 팬데믹이 시작되어 미사도 없는 힘든 시기에복음을 쓰고 묵상하며 나름대로 의미 있는 사순 시기와 남은 한 해를 보내셨으리라 여겨져 개인적으로도 수고의 보람과 기쁨을 함께 누릴 수 있었습니다.

사실 요즘은 핸드폰 과의존과 중독화 현상이 심해서 사순 시기만이라도 스마트폰 쉼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했었지만, 뜻하지 않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오히려 스마트폰의 필요성이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신앙생활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저 역시도 종종 불필요하게 스마트폰을 손에 들고 있을 때가 있지만, 올해는 스마트폰 쉼과 선용을 병행하는 한 해가 되었고, 일상 안에서 말씀 쓰기를 우선순위로 두게 되었습니다. 돌아보면 이 모든 것이 저를 사랑하시는 주님의 이끄심이었음을 고백하며 감사드리고, 그동안 복음의 맛과 기쁨을 누릴 수 있게 애써주신 굿뉴스 측에도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