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제36회 성서 주간을 맞으며

(가톨릭평화신문)


22일부터 29일까지 성서 주간이다. 한국 천주교회가 성서 주간을 시작한 것은 1985년으로, 올해로 서른여섯 번째다. 교회가 성서 주간을 정한 이유는 간명하다. 그리스도인 공동체가 성경을 자주 읽고, 묵상하고, 궁극적으로는 복음 말씀을 실천할 것을 권고하기 위해서다.

올해 성서 주간 주제는 “너 어디 있느냐?”(창세 3,9)로 정했다. 연초부터 시작된 코로나19 전염병 창궐과 크고 작은 자연재해들이 생태 환경 파괴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자성에 따라 우리가, 우리 교회가 성경이라는 거울에 비춰 무엇을 실천하고 있는지 돌아보도록 하기 위해서다.

올해 성서 주일 담화가 이처럼 생태적 회개와 자성, 실천에 중점을 둔 것은 전염병 위기로 전 세계적으로 108만 명이 사망하는 대재앙을 맞은 상황에서 전염병과 생태 문제의 해법을 성경에서 찾아 생태계를 지켜나갈 것을 촉구하려는 뜻이 담겨 있다.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위원장 김종수 주교도 이번 담화에서 “감염병 위기와 생태 환경의 현실은 우리에게 지체할 수 없는 공동의 실천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가정과 본당, 직장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생태 환경 보호를 위한 실천 운동에 나설 것을 호소하고 있다.

성경, 특히 창세기는 태초에 말씀으로 창조된 자연은 말씀으로 회복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성경 말씀을 거울삼아 “하느님께서 보시니 좋았다”(창세 1,21)고 하신 생태계를 보호하고 회복하기 위한 생태적 실천에 온 교회, 나아가 이 땅의 모든 국민이 나서주기를 바란다. 상처받은 자연과 복음적 화해를 이루고 친교를 다짐으로써 파괴된 생태계를 회복하는 데는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