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청소년 회복지원 ‘빌라 수산나’ 시설장 박선미 수녀

(가톨릭신문)

제주에서 보호처분을 받은 여성 청소년들을 위해 11월 7일 제주 서귀포시 동광리에 여성 청소년 회복지원시설 ‘빌라 수산나’(시설장 박선미 수녀)가 문을 열었다. 빌라 수산나는 사회복지법인 제주가톨릭사회복지회(담당 현경훈 신부)가 설립했고 살레시오 수녀회가 운영한다.

제주 첫 여성 청소년 회복지원시설인 빌라 수산나에는 내년 1월부터 법원으로부터 1~7호 보호처분을 받은 만 13~20세 여성 청소년 8명이 입주한다. 이들은 시설에서 상주하는 청소년 전문 수녀들의 돌봄 아래, 다양한 분야 교육과 의료 지원들을 받으며 자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 보호처분이란 판사가 재비행을 방지하고 청소년의 건전한 성장을 돕기 위해 청소년의 환경을 조정하거나 교화하기 위해 내리는 조치다.

시설장 박선미 수녀(살레시오 수녀회)는 “법원에서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은 어른들로부터 ‘가난’을 겪는 이들”이라며 “어른들에게 존중받고 사랑받은 체험이 없어 잘못된 길로 빠지는 일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보호처분을 받은 청소년들은 어릴 때부터 건강하지 못한 가정 상황으로 인해 범죄에 빠지는 경우가 많다. 때문에 어른들을 믿지 못하고 또래끼리 소통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박 수녀는 “이들에게 결핍된 사회와 어른들에 대한 신뢰를 회복시킬 책임이 있다”며 이를 위해 임장지도(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를 활용할 것을 제안했다.

“보호처분 청소년들에게 필요한 것은 가르쳐주는 어른이 아닌, 굳건하게 곁에 있어 줄 어른들입니다. 실수하거나 실패한다고 질책하는 게 아닌, 보호 안에서 성장할 수 있도록 함께 기다려주고, 믿어줘야 합니다.”

박 수녀는 전임 제주교구장 강우일 주교에 대한 고마움도 표현했다. 평소 사회적 약자를 돕는데 앞장 선 강 주교는 지난해 2월부터 지역민들을 설득하며 시설 설립에 공을 들였다.

더불어 지역 주민들에게도 감사해했다. 빌라 수산나는 입주 보호처분 여성 청소년들 자활을 위해 이들에게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해 주는 곳이기에, 지역주민들이 이를 이해하고 함께 이들을 보듬어줘야 하기 때문이다. 처음엔 건립을 우려했던 주민들도 이젠 시설이 필요한 이유를 누구보다 이해하고 필요한 일이 있을 때 도와주고 있다.

박 수녀는 마지막으로 빌라 수산나가 보호처분 여성 청소년들이 올바른 행동을 스스로 선택하고 희망을 잡는 곳이자 제주 내 위기에 처한 여성 청소년 모두가 함께 하는 집이 되길 소망했다.

“아이들은 문제가 있다고 교육하고 훈육하기보다 말을 들어주고 믿어주는 어른에게 신뢰를 줍니다. 빌라 수산나가 보호처분 청소년들에게 ‘세상엔 따뜻한 동반자가 되어줄 이들이 굉장히 많다’는 것을 아는 곳이자, 올바른 길로 나아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배우는 공간’이 되길 기도합니다.”

※문의 064-729-9511(사회복지법인 제주가톨릭사회복지회)

※후원계좌 농협 355-0070-8248-03 사회복지법인 제주가톨릭사회복지회


이재훈 기자 steelheart@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