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보시기에 좋은 은평성모병원 만들고 싶어요”

(가톨릭평화신문)
▲ 1일 취임한 최승혜 원장이 집무실에 앉아 환하게 웃고 있다. 최 원장은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은 CMC를 대표하는 병원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2012년 땅을 사고 허허벌판에서 2019년 개원까지 7년이 걸렸습니다. 그 과정에서 ‘개원 준비를 위한 기도’를 수천 번을 했을 겁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기도문이 ‘하느님이 보시기에 좋은 병원을 만들자’였습니다.”

지난 1일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제3대 원장에 취임한 최승혜(안젤라) 원장은 “은평성모병원을 지역 거점 상급 종합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CMC)을 대표하는 병원으로 발전시키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를 위해 최 원장은 주인의식 함양 등 긍정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고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의 정체성도 강화할 방침이다.

“은평성모병원 직원은 모두 2000여 명입니다. 성바오로병원 800명을 비롯해 서울성모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출신 등 다양합니다. 그래서 초기에는 일하는 데 시스템이 너무 달라서 힘들었습니다. 작년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을 때 잃어버린 1년이라고 할 정도로 원망스럽기도 하고 ‘왜 이런 시련을 주시나’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그걸 계기로 직원들이 똘똘 뭉치게 됐습니다. 방역시스템도 다시 만들었고요. 이제 병원 발전을 위해 모든 직원이 한마음을 모아야 할 때입니다.”

최 원장은 “가장 중요한 건 직원들이 주인의식을 갖는 것”이라며 “가톨릭 영성을 실현하는 교육, 의료 봉사를 위해 세워진 우리 대학과 기관이 가톨릭 의료기관으로서의 정체성을 정착시키고 강화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은평성모병원을 장기이식 전문의료기관으로 발전시키기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뜻도 밝혔다.

“지난 3월 은평성모병원 내에 김수환 추기경 기념 장기이식병원이 개원했습니다. 장기이식은 의료의 꽃입니다. 장기이식을 하는 병원은 모든 의료역량을 갖췄다는 뜻입니다. 김수환ㆍ정진석 추기경님은 선종하시면서 직접 장기 나눔을 실천하지 않았습니까? 발전시켜야 할 충분한 의미가 있습니다. 더구나 저는 외과의 출신입니다. 집중적으로 발전시킬 계획입니다.”

가톨릭중앙의료원 직영 5개 병원 중에 여성이 병원장이 된 것은 최승혜 원장이 처음이다.

“의대에 다닐 때부터 막연히 외과가 좋아서 CMC 최초로 여자 외과의사가 됐습니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는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의사로서 평소 입버릇처럼 하는 말인데요, ‘상황이 어떻든 내 앞에 있는 환자에게 진정을 다 하고 최선을 다하자’는 겁니다. 두 번째는 보직을 맡고 보니 의사부터 간호사, 시설팀까지 각자의 자리에서 제 역할을 하지 않으면 진료를 볼 수 없다는 겁니다.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면서 병원 생활을 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최 원장은 “앞으로 은평성모병원을 많이 응원해주시고, 기도도 많이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가톨릭대 의대에 들어와 의사가 되고 30여 년 동안 일하면서 굉장히 많은 혜택을 받았습니다. 이제 저에게 보답할 기회를 주신 것에 감사합니다. 은평성모병원은 개원 3년째입니다. 앞으로 발전과 도약에 3~4년간은 매우 중요한 발판이 되는 시기입니다. 이를 위해 하나하나 차근차근 교직원들과 함께하겠습니다. 하느님이 지켜주시고 해주실 거라 믿고 의지하면서 해나가겠습니다.”

1988년 가톨릭의대를 졸업한 후 최승혜 원장은 유방암 치료 분야의 권위자로 국내의 전체 외과 여의사가 10여 명에 불과하던 시절, 외과 전공을 선택한 국내 1세대 외과 전문의다. 그동안 은평성모병원의 진료부원장을 맡아 병원의 개원과 발전을 이끌어왔다. 임기는 9월 1일부터 2023년 8월 31일까지 2년이다.



이상도 기자 raelly1@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