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예진호(마르첼리노)씨

(가톨릭신문)

“신자들이 기쁜 마음으로 미사에 참례하고 신앙을 키울 수 있도록 열심히 노래하겠습니다.”

가톨릭 찬양사도 예진호(마르첼리노ㆍ36ㆍ제1대리구 봉담성체성혈본당)씨는 자신의 노래로 복음의 기쁨을 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솜씨를 뽐내는 곳에서 늘 주목을 받았던 예씨는 특히 성가 부르는 것을 좋아했다. 대구 남산본당 출신인 그는 중고등부 성가대는 물론이고 청년 성가대에서 활동하며 노래로 복음의 기쁨을 전했다. 20대 중반, 직장 때문에 경기도로 올라온 뒤 바쁘다는 이유로 잠시 신앙을 멀리하기도 했지만 마음 한편에는 성가를 부르고 싶다는 열정이 남아있었다.

“중학교 때부터 쭉 성가대 활동을 할 만큼 성가 부르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경기도로 올라오면서 잠시 냉담을 하다 지인을 따라 수원 율전동성당에 가게 됐고, 성가대의 노래에 감동을 받고 다시 신앙을 되찾게 됐습니다.”

고요한 성당에서 하나의 소리로 울려 퍼진 성가는 예씨에게 거룩한 하느님의 목소리 같았다. 그 소리는 하느님을 잠시 잊었던 예씨를 붙잡았고, 자신의 노래로 누군가의 신앙을 다시 찾을 수 있게 돕고 싶다는 목표가 생겼다.

“다시 성가대 활동을 시작했지만 이번엔 나이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30대 중반을 넘어가니 청년성가대를 하기엔 나이가 많고, 어른성가대를 하기엔 나이가 너무 어린 상황이었습니다. 성가를 계속 부르고 싶다는 기도가 닿았는지 2017년 cpbc 창작생활성가제에 출전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예씨는 이 성가제에서 ‘이 길 위에서’로 입상을 수상하며 얼굴을 알렸고, 본선에 올랐던 11개 찬양팀을 모아 찬양단 ‘열일곱이다’를 꾸렸다. 20대부터 40대까지 다양한 연령만큼이나 다양한 끼를 가진 30여 명의 찬양사도들은 주님이 부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찾아가 노래한다. 복음의 기쁨을 노래로 전하고 싶다는 예씨의 바람은 ‘열일곱이다’를 통해 하나씩 실현되기 시작했다.

‘열일곱이다’ 부대표 및 SNS홍보를 담당하고 있는 예씨는 “작년에 서울 후암동성당에서 마련한 어르신들을 위한 경로잔치에 초대돼 무료 공연을 했다”며 “화려하고 큰 무대가 아니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즐거워하시며 진심어린 박수를 보내주셔서 그 공연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누구나 주목하는 곳 보다는 작지만 우리의 노래가 꼭 필요한 곳에서 기쁨을 전하는 것이 ‘열일곱이다’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6살 아들을 둔 예씨는 가정과 직장생활로 바쁜 와중에도 찬양사도 봉사를 게을리 할 수 없다고 말한다. 예씨에게 성가는 살아가는 이유이기 때문이다.

“무대에 올라가 성가를 부르며 신자들과 소통할 때 제가 살아있음을 느낍니다. 주님의 말씀을 전하는 행복을 많은 분과 함께하고 싶기에 저는 쉬지 않고 노래할 것입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