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상머리선 핸드폰 치우고 가족과 대화하세요”

(가톨릭평화신문)



“과의존은 가족 문제와 연결돼 있습니다. 가족 간에 소통이 잘되고 성가정이 되면 해결될 수 있어요. 가족 간의 관계가 좋아지면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할 수 있습니다.”

천주교 스마트쉼문화운동본부 오현희(체칠리아) 본부장이 스마트폰 과의존 현상에 대해 내린 명쾌한 해법이다. 그는 스마트폰 기기의 특성상 과의존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오래전부터 고민하고 해법을 모색해온 교회 내 전문가다.

“제 석사논문이 ‘중ㆍ고등학생의 스마트폰 중독에 관련된 예측 변인의 탐색 : 가족 의사소통과 부모 애착을 중심으로’였어요. 스마트폰이 나온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논문도 별로 없었고 심각성도 대두하지 않았을 때에요. 그러나 기기의 속성상 중독이 될 가능성이 굉장히 많다고 봤고 그래서 연구를 했어요.”

그렇게 활동을 시작한 그는 가톨릭, 개신교, 불교 등 종교계와 한국정보화진흥원이 주축이 된 스마트쉼문화운동본부 발족에 깊숙이 참여한 데 이어 천주교 스마트쉼문화운동본부 출범에도 산파 역할을 했다.



스마트폰 선용해야

그는 본부장이 된 후에는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과 함께 스마트폰을 알맞고 좋게 쓰는 선용에 주목하고 있다. “가장 심각한 건 청소년입니다. 청소년들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성당에 가서 교육하는 방법을 찾고 있어요. 과의존을 예방하는 방법도 있지만 선용하는 것도 중요해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서 스마트폰을 쓰지 않을 수는 없잖아요. 한국정보화진흥원에서 나온 가이드라인이 있는데 그걸 토대로 신앙적으로 접근해서 지침 같은 걸 만들 계획입니다.”

오 본부장은 이를 위해 한국천주교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와 서울대교구 청소년사목국과의 협력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출범식 때 한국평협 손병선 회장이 참석해 캠페인을 같이 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많이 했어요. ‘밥상머리에서 스마트폰 쓰지 않기’ ‘스마트폰 보관함에 넣기’ 등 평협과 함께 스티커나 포스터를 만드는 것을 생각하고 있어요. 서울대교구 청소년사목국과는 겨울방학 주일학교 프로그램에 스마트폰을 잘 사용하는 방법, 과의존 예방을 어떻게 하는지를 포함하는 방안을 협의해 나갈 생각입니다.”

서울 청담동성당 내 한국가톨릭문화원 디지털과의존연구소에 둥지를 튼 천주교 스마트쉼문화운동본부는 교육, 행사, 홍보, 총무 담당을 두고 있고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를 포함해 70명으로 강사진을 구성하고 있다.



영·유아 둔 부모 교육부터 우선돼야

오현희 본부장은 청소년이나 영ㆍ유아를 둔 부모들의 교육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엄마 아빠가 밤새 게임을 하는 걸 보면 아이들이 안 하겠느냐”며 “그래서 자녀들의 스마트폰 과의존을 줄이려면 먼저 부모 교육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상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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