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여성 시선으로 남북 여성 문제 고민

(가톨릭평화신문)
▲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샬롬회가 개최한 심포지엄에서 참석자들이 토론하고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에서 가톨릭 여성의 역할은 무엇일까? 가톨릭 여성의 시선으로 남북 여성 문제를 짚어보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 고민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의정부교구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소장 강주석 신부) 샬롬회가 6일 메리놀 외방전교회 한국지부(지부장 마필운 신부)에서 개최한 제2회 심포지엄 주제는 ‘동북아에서 새로운 평화를 꿈꾸다’였다. 참석자들은 ‘가톨릭 여성이 여성을 바라보다, 마주하다, 생각하다’로 주제를 좁혀 의견을 나눴다.



제주 4·3과 사회적 기억 공간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장은희(아녜스, 샬롬회)씨는 제주 4·3과 사회적 기억 공간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제주 4·3에서 제대로 재현되지 않고 있는 여성의 기억에 주목했다. 제주 4·3 평화공원·평화기념관의 전시물을 통해 마주하는 여성의 기억이 강함이 아닌 모성과 희생으로 제한될 수 있다는 우려다. 장씨는 “한쪽 성(性)이 부재한 기억으로는 제주 4·3을 온전히 이해할 수도, 상처를 치유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장씨는 “제주 4·3에 대한 사회적 기억 공간을 만들고 방문하는 이들이 여성의 기억을 복원하고 바라보아야 한다”며 “제주 4·3 이후의 삶에 대해서도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회에서 제주 4·3을 기억하고 희생자들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은 제주 4·3의 기억 속에서 하느님의 뜻을 발견하는 일”이라며 “교회가 그 자체로 고통을 치유하는 작업장이며 제주 4·3의 기억을 마주하는 사회적 기억 공간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화장품을 통해 본 북한 여성의 삶

두 번째 발제를 맡은 김혜인(사피엔시아, 샬롬회)씨는 화장품을 통한 북한 여성의 삶을 조명했다. 김씨는 북한에는 직업이나 생활 환경에 따라 화장을 하는 여성과 그렇지 않은 여성이 있고 다양한 화장품을 사용하거나 유통기한 표시가 없는 화장품을 사용하는 여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격차가 발생하는 가장 큰 이유는 1990년대 대두된 북한의 경제적 위기 때문. 김씨는 “북한 여성들이 돈을 벌기 위해 중국으로 이동하지만 원치 않는 삶을 사는 경우가 많고 그들 중 대한민국으로 들어와 좀 더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말투와 태도, 문화적 차이 등을 이유로 차별받는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북한이탈주민이 겪는 사회적 어려움을 그들이 온전히 개선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일상생활 속에서 누군가를 타자화하고 배제하는 것을 바로잡고 북한이탈주민을 북한에서 온 사람으로 규정하지 않으며 대한민국 국민으로 함께 잘 살아가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샬롬회는 2017년 만들어졌다. 샬롬회는 고령화된 교회의 현실을 걱정하고 기도하며 해결 방안을 고민해 실천에 옮기려고 노력하고 있다. 매달 서평회를 열고 젊은 신자들이 모여 각자의 관찰과 생각을 나누고 있다. 주원준(샬롬회 담당) 박사는 “젊은이와 함께 체험하고 기도하고 나누면서 젊은 전문가를 키워내는 교회로 한 발짝 전진하는 교회가 돼야 한다”며 “새로운 평신도 일꾼이 자라나며 우리의 신학이 시작되는 현장인 샬롬회가 교회의 미래와 청년을 고민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면 좋겠다”고 말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