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31년째 장애인 이발 봉사 장병수씨

(가톨릭신문)

“저보다 봉사를 더 많이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큰 상을 받게 돼 송구스럽습니다. 더 열심히 봉사에 앞장서라는 격려의 의미로 생각하겠습니다.”

지난 9월 21일 교구 사회복음화국이 주관한 우수 자원봉사자 시상식에서 30여 년간 장애인 이발 봉사에 전념한 공로로 최우수상을 받은 장병수(요한 사도·69·제2대리구 명학본당)씨.

1988년부터 장애인들의 머리를 매만져준 세월이 어느덧 31년이다. “쉽지 않은 일이어서 70세가 되면 그만두겠다 작정하고 있었다”는 장씨는 “이번 상을 받고 그 마음을 접었다”고 말했다.

그에게 봉사는 ‘삶’이다. 이발업소를 운영하는 그는 매주 화요일 휴무일을 이용해 장애인들을 찾아 나선다. 현재 안양시장애인보호작업장 ‘벼리마을’ 등 장애인시설 세 곳에서 활동하고 있다. 이제 한 번이라도 방문을 거르게 되면 ‘어떻게들 지내고 있는지’ 먼저 궁금해질 만큼 또 하나의 가족이 됐다.

봉사의 계기는 사소했다. 의왕시의 지적장애인복지시설 녹향원에서 이발 봉사하는 지인을 따라나섰다가 혼자 힘들게 고생하는 모습에 손을 보탰다. 세례도 받기 전이었다.

그는 “봉사를 부르심으로 여긴다”고 했다. 7년여 전 전립선암 수술을 받았던 당시 “건강해지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더 봉사하겠다”고 기도했는데, 수술은 성공적으로 진행됐고 퇴원도 하기 전에 장애인시설과 서울구치소 두 군데에서 봉사 의뢰가 들어왔다. 이미 시작부터가 부르심이었지만, 이때는 “하느님이 정말 봉사의 삶으로 부르시는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자원봉사자 최우수상 수상은 두 번째 부르심이라고 여긴다.

“봉사하러 가는 자체가 보속이고 기도 묵상”이라는 그는 “몸이 불편한 장애인을 마주하며 하느님께서 주신 많은 것에, 또 건강하게 봉사의 삶을 살 수 있는 것에 감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간 휴일을 함께 지내지 못해 아쉬움을 드러냈던 가족들도 장씨의 한결같은 봉사에 이제는 누구보다 격려와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30여 년의 봉사 생활 속에서 그가 봉사의 원칙으로 생각하는 것은 ‘책임감’이다. “한번 시작하면 끝까지 책임과 의무를 다할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 말한 장씨는 “봉사 대상 중에는 어려운 처지의 이들이 많은 데 일회성으로, 그저 한번 해보는 식으로 대할 때 상처를 받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매일 묵주기도 10단 봉헌과 성경 읽기로 하루를 시작하는 장병수씨.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 될 것이다’(마태 20,16)는 구절을 좋아합니다. 그렇게 낮은 자로 겸손하게 앞으로도 나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돕는 신앙인이 되겠습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