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첫 제의 |
한국교회사연구소 재단이사장 정순택(서울대교구 보좌) 주교는 자료집 발간 축사에서 “역대 교구장님들께서 남기신 유물은 서울대교구와 더 나아가 한국교회 전체의 역사를 품고 있다”면서 “역대 교구장님 유물 안에서 우리 교구의 역사와 신앙 정신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우리 교회가 나아갈 방향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 자료집」 논고 ‘김수환 추기경 유품-사료적 가치와 그 의의’를
쓴 이원복(치릴로) 전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은 “추기경님 유품에는 그분의
따사로운 체온과 애정이 깃들어 있고, 유품 한 점 한 점 살펴볼수록 한국 현대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분이 차지했던 존재감이 크게 다가온다”며 자료집을 통해 김
추기경과 새롭게 만나기를 기대했다.
16일 김수환 추기경 선종 11주기를 맞아 「김 추기경 자료집」에 실린 유물 일부를
소개한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
▨세례대장(1922, 대구대교구 사료실 소장)
▨견진대장(1922, 대교대교구 사료실 소장)
▨사제수품 기념 상본(1951,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소장)
▨첫 제의(1951, 김수환 추기경 기념관 소장)
첫 제의는 꽃무늬가 있는 백색 직물 바탕에 꽃과 밀 이삭이 수 놓여 있다.
▨팔리움과 팔리움 수여 사진(1969,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소장/팔리움,
서울대교구 사무처 문서고/사진)
사진은 김 추기경이 추기경에 서임된 뒤 1969년 4월
29일 바티칸 성 마틸다 경당에서 바오로 6세 교황에게 팔리움을 받고 있는 모습이다.
▨바오로 6세 교황의 성작과 성반(1967, 한국천주교순교자박물관
소장)
▨새로 선임된 추기경 명단이 실린 교황청 사회홍보평의회
회보(1969, 서울대교구 사무처 문서고 소장)
김 추기경은 회고록 「추기경 김수환 이야기」에서
회프너 추기경과 함께 서임된 일화를 이렇게 남겼다. “난 우르바노대학에서 위빈
추기경, 로살레스 추기경, 그리고 독일 유학시절 은사인 회프너 추기경과 함께 임명장을
받았다. 그런데 내가 존경하는 회프너 추기경님이 임명 순서상 내 뒤였다. 그래서
‘교수님, 제자가 먼저 받아서 죄송합니다’라고 석고대죄(?) 하면서 임명장을 받은
기억이 난다.”
▨유서(1970~1971, 서울대교구 사무처 문서고 소장)
카파는 특별한 예식 때 주교나 추기경이 입는 소매가
없는 외투 형태의 긴 옷이다. 김 추기경은 1969년 5월 20일 추기경 서임 경축 미사에서
이 카파를 입고 입장했다. 추기경들은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카파를 거의 착용하지
않는다.
조한건 신부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서울대교구 설정 200주년 기념사업으로 교구사와 자료집 간행을 총괄하는 한국교회사연구소 소장 조한건 신부는 역사 정리와 기록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조 신부는 “교구 역사를 기념하는 사업은 하느님 구원 역사가 이 땅에서 구체적으로 어떻게 드러나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라며 “과거에 대한 반성과 현재에 대한 평가와 정립 없이 미래를 위한 계획을 세우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교구 설정 200주년 기념사업 첫 결실인 「김 추기경 자료집」 간행에 관해서는 “여러 기관의 적극적인 협조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기꺼이 자료를 내어 준 기관과 단체에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김 추기경 자료집」을 위해 전국에 있는 김 추기경 유물 소장처를 직접 방문해 유물을 새롭게 실측하고 일일이 촬영한 후 목록을 정리했다.
조 신부는 “김 추기경에게서 여러 사람과 주고받으신 편지와 카드를 확인하면서 다시금 추기경님의 따뜻한 마음과 깊은 영성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사제들에게 쓰신 편지를 보면 김 추기경님이 얼마나 자상한지를 알 수 있습니다. 사제생활, 신앙생활에 대한 조언을 아끼지 않으셨죠. 개인적으로 주고받은 글에서도 김 추기경님의 사목 영성이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이렇게 자료를 모아놓으면 훗날 김 추기경님 관련 연구나 다른 역사 연구에도 활용될 수 있겠지요.”
조 신부는 “유물의 사본만 남아 있고 원본을 찾아볼 수 없는 경우도 있어 아쉬움이 남는다”면서 “부족한 부분은 앞으로도 계속 채워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교회사연구소는 「김 추기경 자료집」을 시작으로 10년에 걸쳐 교구 200주년사 서술에 필요한 자료집을 계속 간행할 계획이다. 역대 교구장 유물 자료집도 결국 교구 200주년사 간행을 위한 기초 자료인 셈이다.
조 신부는 “교구사 정리를 위해 관련 심포지엄도
두 차례 열 계획”이라며 “오랜 시간이 걸리는 대작업인만큼 의미있는 열매를 맺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