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만들자] 사랑과 생명의 문화를 사는 사람들 (3)

(가톨릭신문)
의료진의 양심적 낙태 거부권을 보장하는 국가에는 미국, 유럽연합 회원국 중 20개국, 영국, 노르웨이, 캐나다 등이 있다.

국가생명윤리정책원 김명희(로사) 원장과 문한나 연구원이 지난해 펴낸 논문 「국내·외 낙태에 대한 진료 거부의 법적 현황과 쟁점사항 검토」에 따르면, 미국은 1996년 공중보건법과 2010년 부담적정보험법 등을 통해 기관이나 개인이 양심적 낙태 거부 등을 이유로 차별받지 않도록 보호하고 있다. 특히 미국에서는 이와 관련해 차별 행위가 발생할 경우 보건복지부 담당 부서(OCR·Office for Civil Rights)에 신고하도록 하고 있는데, 2018년에는 OCR 내에 ‘양심 및 종교 자유 분과’도 생겼다. 지난해에는 보건의료단체와 개인을 보호하기 위한 ‘최종 양심 규칙’도 마련됐다. 애리조나 주에서는 서면으로 미리 의사를 표하면 시술 거부뿐 아니라 약물 처방·판매 등 낙태와 관련된 어떤 절차에도 참여하지 않도록 하고 있다.

유럽연합 회원국 중에는 아일랜드와 이탈리아, 독일 등 20개국이 양심적 낙태 거부권을 인정하고 있다. 올해 유럽연합에서 탈퇴한 영국에서도 낙태에 대한 진료 거부권을 보장하고 있는데, 「낙태에 대한 보건의료인의 권리」 논문에 따르면 영국 낙태법 제4조에는 임부의 생명이 위급하거나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누구도 양심에 반하는 행위에 참여할 의무가 없다’고 나와 있다. 양심에 따른 의사 표현도 별도의 증거를 요구하지 않고, 거부 표현 그 자체가 양심에 따른 낙태 시술 거부의 증거라고 규정하고 있다.

노르웨이에서는 양심을 근거로 낙태 시술을 시행하거나 보조하고 싶지 않은 보건의료인은 서면으로 의견을 의료기관에 제출하도록 낙태에 관한 법률에 규정하고 있다. 캐나다에서는 의료협회 권고사항에 양심적 낙태 거부 조항이 포함돼 있다.


이소영 기자 ls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