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사목 어때요] 서울 압구정동본당 SNS 사목

(가톨릭신문)


‘이런 사목 어때요’ 시리즈를 기억하시나요? 1999년부터 시작해 2014년까지 이어진 ‘이런 사목 어때요’는 각 본당의 다양하고 특색있는 사목 활동을 소개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많은 본당에서 ‘이런 사목 어때요’에 소개된 사목 방법을 각자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시도도 이어졌습니다. 본지는 이런 취지에 맞춰 전국 각 본당의 다양한 사목 활동 및 프로그램을 발굴해 알리는 ‘이런 사목 어때요’ 시리즈를 다시 시작합니다. 앞으로 격주로 연재될 ‘이런 사목 어때요’에 큰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창궐로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교회 활동이 차질을 빚고 있다. 신자들과 함께 드리는 공동체 미사뿐만 아니라 본당들의 모든 활동이 중단됐다. 주님 수난 성지 주일을 기점으로 각 교구별로 상황에 맞게 미사 재개를 계획하고 있지만, 아직 본당 내에서의 단체 활동은 여전히 언감생심이다.

이런 상황에서 유튜브를 비롯한 각 본당의 SNS 사목이 빛을 발하고 있다. SNS는 미사를 중계하고 본당 사제들과 신자들이 소통하는 창구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서울 압구정동본당(주임 이성운 신부)도 유튜브 방송을 비롯해 SNS를 통해 다양한 방법으로 신자들과 만나고 있다.

매일 밤 10시. 많은 신자들이 하루의 일과를 마감하고 잠자리에 들기 시작할 무렵이면, 본당 부주임 김광두 신부는 사제관이자 스튜디오의 불을 밝힌다. 자신의 유튜브 계정을 통해 신자들과 함께 ‘오늘 하루를 마무리하며 함께 바치는 묵주기도와 끝기도’ 방송을 진행하기 위해서다.

기도 중에도 파워포인트로 기도문과 관련 성화를 신자들에게 보여주고, 전방과 머리 위에 있는 카메라를 조작하느라 한시도 쉴 틈이 없지만, 김 신부는 이렇게라도 신자들과 함께하고 있는 사목자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

한 시간여 진행되는 방송 중에는 묵주기도뿐만 아니라 교회의 움직임 등 다양한 교회 소식과 프란치스코 교황의 근황, 교황청이 발표한 교령 해설 등을 신자들과 함께 나누고 있다. 방송을 보는 신자들은 채팅창으로 각자의 지향을 공유한다. 금요일 오후 8시에는 돌아오는 주일의 말씀을 해설하는 ‘주일 말씀 살펴보기’가 방송된다.

본당의 ‘코로나19’ 사목은 유튜브 방송에만 그치지 않는다. 주일학교 개학이 늦어지는 상황에서 본당은 ‘카카오톡’ 단체방을 통해 중고등부 주일학교 학생들에게 매주 청소년 주보 ‘하늘마음’을 전달하고, 다양한 교회 소식도 전한다. 청년성서모임 나눔을 영상통화 앱인 ‘스카이프’를 통해 진행하기도 했다.

김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도 이 어려운 시기에 다양한 창의적인 새로운 방법으로 신자들과 만날 것을 강조하고 계신다”면서 “작은 움직임이지만 방송을 보고 좋아해주시는 신자분들의 모습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김 신부는 “현재와 같이 미사 및 본당 활동 중단, 사회적 거리 두기 등으로 신자들과 직접 대면하기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는 가운데, 신자들이 신부들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하는 것을 다시금 깨닫고 있다”면서 “사제는 신자들을 위한 존재이니만큼, 인터넷을 통해서라도 신자들을 만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본당은 코로나19가 유행되기 전에도 주요 전례나 예비신자 교리와 첫영성체 교리 장면을 녹화해 유튜브 콘텐츠로 만들어 신자들에게 제공해 왔다. 사정상 교리에 빠진 이들이 나중에라도 내용을 따라잡을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코로나19 사태로 본격 시작한 본당의 SNS는 이제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그동안 본당의 주요 전례나 교육 등을 유튜브 콘텐츠로 신자들에게 제공해 온 본당은 앞으로 ‘신부가 읽어주는 그림책’, ‘유캣 프렌즈 해설’, ‘교의사 해설’ 등의 콘텐츠를 제작할 계획이다. 또 미사가 재개되더라도 어린이나 청소년에 대한 사목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시도도 준비하고 있다.

김 신부는 “인터넷 기술의 발전은 지금과 같이 사회적 거리를 두고도 신자들과 만나기 위해 다양한 활동을 가능케 한다”면서도 이러한 기술은 대안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김 신부는 “통신 기술이 발달했지만, 소리 전달이 지연되고 화질이 명확하지 않는 등 실제로 만나 대화하는 것을 대체하기는 어렵다”면서 “실제로 만나 진행하는 사목활동만이 최고의 음질과 최상의 화질을 보장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