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 시기 전례

(가톨릭평화신문)
▲ 대림 시기 제단은 대림초와 대림환으로 장식된다. 【CNS 자료 사진】



가톨릭교회는 1년을 주기로 하느님께서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신 구원 업적을 기념하고 경축한다. 전례력은 ‘대림 제1주일’을 새해의 첫날로 시작해 ‘온 누리의 임금이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왕 대축일’로 한 해를 마감한다. 2021년 주일과 축일 미사 독서와 복음은 ‘나해’, 연중 평일 미사 독서는 ‘홀수해’ 것을 선포한다.



대림 시기

‘대림’(待臨)은 주님께서 사람들 가운데 임하시기를 기다리는 때이다. 전례 용어인 라틴말로는 ‘앗벤투스’(Adventus, 찾아옴, 다가옴)라고 한다. 전례적으로 주님 성탄을 준비하고,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경건하게 기도하는 때이다. 대림은 또 ‘회개의 시기’다.

구세주 오심을 기다리는 기쁨과 희망의 시기는 분명하지만, 이 기쁨을 온전히 누리기 위해선 내ㆍ외적으로 합당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요청되는 것이 바로 ‘회개’이다. 참다운 회개는 단지 지난 잘못을 뉘우치는 행위에서 벗어나 이웃에게 사랑과 자비를 실천하는 방향으로 삶 전체가 변화할 때 가능하다.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이 시기에 고해성사를 통해 하느님과 화해하고, 이웃을 찾아 사랑을 실천하며 주님께서 곧 오심을 알려야 한다.



대림 전례

교회는 ‘세상 끝날에 다시 오실 주님을 기다리는 시기’(대림 제1주일~12월 16일)와 ‘주님 탄생을 기다리는 시기’(12월 17일~24일)로 나눠 전례를 거행한다. 이 시기 교회는 사순 시기와 마찬가지로 기도와 단식, 자선을 권장하며 고해(판공)성사를 권고한다.

대림 시기 전례에서 눈여겨볼 부분은 이 시기에 거행되는 ‘원죄 없이 잉태되신 복되신 동정 마리아 대축일’이다. 원죄 없이 잉태되신 성모 마리아는 구원받은 첫 번째 인간이며 그리스도 오심의 결정적 열매이다. 성모 마리아는 구세주를 맞이하기 위해 준비하는 그리스도인의 모범이시다. 그래서 대림 시기에 거행하는 성모 마리아 대축일은 구원 신비의 한 부분을 구현한 전례 의미를 보여준다.



대림 시기 미사의 특징

대림 시기 미사 때에는 ‘대영광송’을 하지 않는다. 회개와 절제, 기다림의 시기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순 시기와 달리 대림 시기는 기쁨의 시기이기도 해서 ‘알렐루야’는 계속해서 노래한다.

대림 시기 미사 때 사제는 ‘보라색’ 제의를 입는다. 보라색은 회개와 보속을 상징한다. 하지만 기쁨의 시기인 대림 제3주일에는 ‘장미색’ 제의를 입는다. 사제는 1년에 장미색 제의를 딱 2번 입는데, 바로 대림 제3주일과 부활이 다가오는 것을 기뻐하는 ‘사순 제4주일’ 때이다.

대림 시기 미사에는 대림초를 켠다. 대림초는 모두 4개이다. 매주 촛불을 하나씩 늘려가며 구세주가 얼마나 가까이 오고 계시는지를 알려준다. 4개의 초는 구약의 4000년과 대림 4주간뿐 아니라 동서남북 사방 온 세상에 그리스도의 빛을 비춘다는 뜻을 담고 있다. 대림초는 진보라, 연보라, 분홍, 흰색의 네 개 초를 쓰는데 가장 짙은 색 초부터 불을 밝힌다. 대림 제4주일에는 모든 초에 불을 밝히면서 주님 오심이 임박하였음을 알린다.

리길재 기자 teotokos@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