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교구 사목교서] “신앙과 삶이 하나 되어 모두 한 형제로 걸어가는 공동체”

(가톨릭평화신문)


한국 천주교회는 2020년 대림 1주일부터 1년을 ‘성 김대건 신부 탄생 200주년 기념 희년’으로 선포하였습니다. 희년을 맞이하면서 200년 전 김대건 신부님께서 사셨던 삶의 자리를 되돌아봅시다.

1817년 인도에서 발병한 콜레라가 세계를 휩쓸며 중국을 통해 1821년 조선 전체에 퍼지기 시작하면서 1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전염병으로 생명을 잃었습니다. 김대건 신부님 탄생 당시 시대 배경과 오늘날의 상황이 비슷하다는 사실은 희년을 지내게 되는 우리에게 많은 점을 시사합니다. 김대건 신부님과 우리 신앙 선조들에게 신앙과 삶은 언제나 하나였습니다. 신앙과 삶의 일치를 위해 우리 교구 희년의 부제인 ‘피어라, 순교자의 꽃들아’의 의미를 되새겨 봅시다.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함께 신음하는 이때, 지난 10월 4일 프란치스코 교황님께서 새로운 사회 회칙 「모든 형제들」(Fratelli tutti)을 발표하셨습니다. 「모든 형제들」은 코로나19로 인한 전 지구적 혼란 속에서 우리가 걸어가야 할 길을 제시합니다. 우리 선조들의 신앙과 삶이 일치하였듯이, 형제애는 말로만이 아니라 행동으로 이어져야 합니다. 모든 사람의 존엄성과 모든 피조물의 소중함을 중심에 두고 새로운 생명을 탄생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회심을 해야 합니다. 우리 모두 착한 사마리아 사람처럼 서로 가까이 다가가도록 편견과 개인적 이익을 극복합시다.

첫째, 김대건 신부님 탄생 200주년 희년을 시노드적 방식으로 살아갑시다.

둘째, 김대건 신부님과 신앙 선조들의 신앙을 우리의 삶과 실천으로 기념합시다.

셋째, 가정 교회의 활성화를 위해 각 가정 안에서 신앙 문화를 만들어 갑시다.

넷째, 기후 위기에 대응하여 생태적 회심을 통한 새로운 삶의 질서를 만들어 갑시다.

다섯째, 가난한 이들을 통하여 우리 자신이 복음화되는 교구 공동체를 만들어 갑시다.

여섯째,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끊임없이 기도합시다.

하느님의 은총과 교구 하느님 백성들의 사랑과 관심 속에서 세종특별자치시에 교구청 신청사가 완공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희년을 맞이하여 솔뫼 복합문화센터(성 김대건 기념관)도 마무리되었습니다. 또한,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방한을 기념하고 청년들의 복음화를 위한 공간인 ‘청년문화센터’(해미 Wake-up Center)도 순조롭게 건설되고 있습니다. 힘든 일이었지만, 교구 하느님 백성 모두의 기도와 협력 속에서 완성되어감에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새로운 공간들은 새로운 시대의 교구 복음화와 세상 속에 사랑과 생명의 문화가 퍼져나가는 데 이바지할 것입니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하면서 우리는 홀로 살아갈 수 없음을 체감하고 있습니다. 이 도전을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소중한 기회로 삼읍시다. 슬픔 속에서 참된 기쁨을, 절망 속에서 새로운 희망을 품고 앞으로 나아갑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