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웃 이야기] 제1대리구 대천동본당 사회복지분과 김미경씨

(가톨릭신문)

“봉사라고 거창하게 생각했다면 못했을 것 같아요. 그저 곁에 있는 이웃에게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했을 뿐이에요.”

제1대리구 대천동본당 사회복지분과 부분과장을 맡고 있는 김미경(베로니카·51)씨는 주말마다 동네의 어르신들을 찾아다닌다. 흔히 ‘봉사활동’이라고 부르는 모습과는 조금 느낌이 다르다. 어르신들과 요즘 살아가는 이야기를 서로 나누기도 하고, 맛있는 먹거리라도 생기면 잠시 들러서 주기도 한다. 봉사라기보다는 ‘이웃사촌’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려 보인다.

물론 그냥 만나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김씨가 방문하는 이 ‘이웃 어르신’들은 지역 내에서도 생활이 어려운 이들이다. 김씨는 정부나 지역자치단체 등에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행정적인 도움을 주기도 하고, 어르신이 혼자 하기 어려운 컴퓨터 작업을 돕거나, 병원이나 기관 방문에 동행해주기도 한다. 김씨가 운전이나 경제적인 지원 등 직접 도와줄 수 없는 부분은 주변에 도울 수 있는 사람이나 시설을 찾아 연계하는 일도 한다.

“본당이나 사회복지분과가 할 수 있는 큰 사업도 있지만, 개인이 할 수 있는 일도 있어요. 생활 안에서 주변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면 작지만 할 수 있는 일들이 있죠.”

김씨가 어르신을 찾아다니게 된 것은 본당 사회복지분과 활동 덕분이다. 본당 사회복지분과는 종교를 막론하고 지역 내에 어려운 이웃을 추천 받아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다. 단순히 후원금 전달이나 일시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도움을 주는 활동이다. 사회복지분과 활동에 감명을 받은 김씨는 사회복지분과를 통해 만난 6명의 어르신 외에도 개인적으로 4명의 어르신들을 더 찾아다니며 봉사를 이어나가고 있다. 이런 활동에 추천을 받아 2020년 교구 우수봉사자 사랑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저한테는 큰 사랑을 받는 일이에요. 가정에서도 주변에서도 사랑을 받지만 100% 채워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어르신들을 찾아가면서 충만히 채워졌다는 느낌을 많이 받아요.”

김씨는 8년째 꾸준히 어르신들을 찾아 봉사하고 있다. 직장 일에, 살림, 자녀들을 돌보는 데 시간이 부족하고 힘들 법도 하지만, 오히려 봉사를 한 이후 주변사람들에게 “얼굴이 밝아졌다”는 말을 더 많이 듣는다. 프란치스코 성인이 기도를 통해 우리가 줌으로써 받는다고 한 것처럼, 김씨에게도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일은 오히려 받는 일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아프게 했던 스스로를 돌아보며 용서를 청하기도하고, 하느님께서 주신 자기 자신을 깨닫기도 하는 등 어르신들과의 만남을 통해 겪은 신앙체험도 많다.

“제가 가는 것만으로도 기뻐하시는 어르신들의 모습에 제가 더 행복해요. 세상은 혼자 살 수 있는 곳이 아니니까요. 혹시 누군가에게 준 것이 지금 돌아오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언젠가 어떤 형태로든 돌아오는 것 같아요. 많은 분들이 하느님을 믿고 용기를 내서 자기 주변에서부터 사랑을 실천하셨으면 좋겠어요.”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