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 환경 좋아 유해 상태 양호…윤지충·지헌 초상화 작업 계획”

(가톨릭평화신문)



초남이성지 담당 김성봉 신부<사진>는 유해가 발견됐을 당시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다. 그도 그럴 것이 어떤 글이나 자료를 봐도 초남이성지 바우배기에 첫 순교자가 묻혀 있다는 내용을 찾을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초남이성지 바우배기에 대해 잘 알고 있는 사제로부터 “봉분만 있을 뿐 아래에 유골은 없다”는 이야기도 들었던 터였다.

김 신부는 “기쁘기보다는 당황스럽고 혼란스러웠던 기억이 난다”며 “왜 이곳에서 그분들의 유해가 발견됐을까 생각도 했다”고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유해는 순교한 지 200년이 넘었다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양호한 상태였다. “순교하신 지 220년, 230년이 지난 것에 비하면 상당히 양호한 상태였습니다. 그래서 모든 것을 쉽게 식별할 수 있었습니다.”

김 신부는 200년이 지났어도 유해 상태가 양호한 이유는 무덤 주변이 좋은 환경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짐작했다.

“땅이 황토인 데다가 물 빠짐이 좋다 보니까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잘 보존되기 어려웠겠죠. 유항검 복자가 형제같은 친척을 좋은 곳에 모시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김 신부는 “실제로 유해 발굴을 하던 사람들 사이에서 놀랄 정도로 유해 상태가 좋다는 이야기가 나왔다”고 했다.

김 신부는 “윤지충, 윤지헌 형제 두개골의 3D 촬영을 통해 초상화 작업도 가능할 것 같다”며 “전문업체에 의뢰해야 하는 만큼 시간을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24일 예정된 유해 진정성에 관한 보고회에서 상세한 내용이 공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도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