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의 집 지구를 지키자 ‘가톨릭기후행동’ 공식 출범

(가톨릭평화신문)
 
▲ 가톨릭기후행동 회원들이 거리 행진을 하며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고 있다.

 

 


‘공동의 집’ 지구를 지키는 ‘가톨릭기후행동’이 공식 출범했다.

가톨릭기후행동은 1월 20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 대성당에서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 위원장 강우일 주교 주례로 출범 미사를 봉헌하고 공식 활동에 들어갔다.

강 주교는 강론을 통해 “기후위기가 지구촌 전체에 심각한 사회 불평등을 불러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강 주교는 “조그마한 고무보트에 수십 명이 타고 망망대해를 건너려는 기후 난민과 이주민의 행렬을 본다”며 “기후위기에 제일 먼저 희생되는 것은 지구 상에서 가장 가난한 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강 주교는 “기후위기 피해자를 위한 기도와 생태적 회개 운동 동참”을 거듭 요청했다.

미사에 앞서 열린 출범 기자회견에는 가톨릭기후행동 공동대표(사제 대표 김종화 신부ㆍ수도자 대표 임미정 살루스 수녀ㆍ평신도 대표 최경해 마리아ㆍ청년 대표 이혜림 모니카)가 선언문을 낭독하며 기후정의 실현을 천명했다.

공동대표들은 “정의ㆍ평화ㆍ창조질서보전은 하느님 나라의 정신”이라며 “부정의와 불평등을 낳는 기후위기에 가톨릭교회가 관심을 두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생태 회칙 「찬미받으소서」에서 ‘기후는 모든 이의, 모든 이를 위한 공공재’라고 한 것을 언급하며 “기후위기는 미래세대와 다른 생명체에 고통을 전가한다는 점에서 종교적이고 윤리적인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도와 생활방식의 변화, 정치 행동 등을 통해 기후위기 대응을 실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대표들은 또 한국의 기후위기 대응이 ‘꼴찌’ 수준이라고 질타했다. 지난해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발표된 ‘기후변화대응지수’에서 한국은 61개국 중 58위를 차지했다. 2016년에는 영국의 한 기후변화 연구기관으로부터 ‘4대 기후 악당’이라는 오명을 얻기도 했다. 기후변화 대응에 가장 무책임하고 게으른 국가로 꼽힌 것이다.

이에 공동대표들은 한국 정부에 “지금까지의 정책 실패를 인정하라”며 기후위기를 ‘국가비상사태’로 선포할 것을 촉구했다. 현재 기후위기를 국가비상사태로 선언한 국가는 영국과 프랑스 등 30여 개국이 넘는다.

가톨릭기후행동은 기후위기의 심각성을 알리기 위해 거리 행진에도 나섰다. 정동 프란치스코 회관에서 시작한 행진은 광화문과 덕수궁을 누비며 한 시간 가까이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손팻말을 든 채 “정부와 기업은 석탄 화력발전을 중단하고 기후위기를 비상상황으로 선포하라”고 주장했다.

가톨릭기후행동은 지난해 9월 5일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의 날’ 개막 미사를 시작으로 준비됐다. 현재 가톨릭기후행동에는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백종연 신부)를 비롯한 단체 32개와 신자 300여 명이 참여하고 있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