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빈곤 청년 위한 실질적 도움, 교회가 나선다

(가톨릭평화신문)
▲ 안나의집이 경기도 성남시에 마련한 여성 하우스의 주방.



주택 빈곤에 시달리는 청년을 위해 셰어하우스(sharehouse)와 주택 임대료를 지원하려는 교회 내 움직임이 일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안나의집(대표 김하종 신부)이 경제적 어려움으로 주거 빈곤에 처한 청년을 위한 청년 셰어하우스를 5일 개소했다. 셰어하우스는 한 집을 여러 입주자에게 임대하는 거주 형태다.

김하종 신부는 “집안이 가난해 부모의 도움을 받을 수 없지만, 열심히 살려는 청년들을 돕고자 청년 셰어하우스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청년 셰어하우스의 임대료는 월 15만~20만 원으로 시세보다 매우 저렴한 편이다.

안나의집은 노숙인 급식소와 자활시설, 공동생활가정, 성남시 단기 청소년쉼터 등 많은 산하 시설을 운영 중이다. 필요한 재정 일부분은 시의 지원을 받지만 대부분 후원에 의존하는 현실에서 청년 셰어하우스의 시작에 고민이 많았다. 김 신부가 웃으며 말하지만 “청년 셰어하우스를 운영할 생각에 벌써 골치가 아프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청년 셰어하우스를 시작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김 신부는 “프란치스코 교황은 목자가 안에서 양들을 기다리지 말고 길 잃은 양을 찾아 나서라고 했다”며 “어려움이 많은 청년의 정신과 마음이 다시 일어설 수 있게 찾아 나서는 것”이라고 했다. “현장에서 일하면서 그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무시할 수 없어요. 도움을 줄 방법을 모색하고 다음에 답을 주겠다고 할 수 없죠.”

셰어하우스는 기존 청소년 자립관으로 쓰던 주택과 아파트를 개조했다. 경기도 성남시 성남동 셰어하우스는 여성 4명, 태평동에 위치한 셰어하우스는 남성 8명이 정원이다. 신청은 서류 접수 후 입주 면접과 선정, 주택 전입 확정 과정을 거쳐야 하며 3개월 단기 계약 후 1~2년 연장할 수 있다. 김 신부는 “너무 오래 남의 도움에 의지하다 보면 자립 의지가 약해지고 게을러질까 봐 임대 기간을 2년으로 했다”고 설명했다.

안나의집 법인사무국 오현숙 사무국장은 “청년들이 주거지를 구하려고 해도 월 40만~50만 원이 필요한 현실에서 청년 셰어하우스 입주자에게는 그들이 내는 임대료보다 더 많은 혜택이 돌아간다”며 “쌀이나 부식, 기본 생필품 등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대교구 이문동본당(박동호 신부)도 담당 지역에 거주하는 학생과 청년들의 주택 임대료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준비 중이다. 본당은 사회복지지원사업의 일환인 “답게 살겠습니다” 실천을 위해 주택 바우처 참가자를 모집 중이다. 원룸을 임대하는 이들 중 원룸 임대료의 10%를 감액하면 본당도 추가로 임대료의 10%를 학생에게 지원하는 형식이다. 지원기간은 1년 단위이며, 지원자 선발은 내부 기준에 따른다는 방침이다.

주택 바우처를 기획한 본당 보좌 송정섭 신부는 “현재 5~6명의 후원자가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신자들의 지속적인 지원이 이어지길 바라며 추가 지원자가 나오는 추이를 보고 학생 신청을 받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현민ㆍ백영민 기자 heelen@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