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직현장에서] 어려움 처한 여성들에게 자활의 터전으로

(가톨릭평화신문)
▲ 박경옥 원장



‘여성의 집’ 설립의 뿌리가 된 것은 가톨릭노동청년회(J.O.C)의 이념이다. 그 이념은 1925년 J.O.C의 창시자, 벨기엘 조세프 카르댕 추기경께서 노동자들에게 삶의 변화를 위해 “그리스도의 눈으로 세상을 보고, 하느님 뜻에 맞추어 판단하고, 사랑으로 실천하며, 노동계 안에 하느님 말씀을 보여줘라”라고 삶의 원칙을 제시하신 말씀이다. 1958년 한국 J.O.C가 시작돼 1970년부터 4년간 J.O.C 전국 여자회장직을 맡으면서 당시 한국 사회 노동자들의 열악한 현실을 접하게 되었다.

이후 ‘어린 여성 노동자와 가난한 이주 노동자들에게 따듯한 잠자리와 교육을 어떻게 제공할 수 있을까?’ 본격적으로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당시 우리의 노동 환경, 특히 여성 노동자들의 현실은 먹고 자는 문제에 국한될 수 없었다.

어느 날, 여성의 집 가까이에 있는 살레시오회 수도원에서 운영하는 돈보스코 청소년센터에 계신 고 도요한 신부님 소개로 아이를 업고 온 한 여성 노동자를 만나면서 여성의 집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가정 폭력 속에서 육아를 함께함으로써 생계가 막막한 노동자 가정의 문제가 여성의 집으로 옮겨온 것이다. 이렇게 탁아와 병행하면서 가난한 여성들의 생계를 위해 교양 교육, 신앙 교육, 가정 관리, 요리 교육 등 직업 교육이 여성의 집 일이 되기 시작했다.

1979년 12월 22일 서울 대림동성당에서 봉헌한 여성의 집 개원 미사에서 고 김수환 추기경은 “여러분들이 열심히 교육받고 일할 용기가 있다면 서울대교구에서 근무하도록 도와주겠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은 모든 여성의 집 가족들에겐 하나의 빛이었다.

매 맞는 여성, 가출 부녀자, 미혼모, 고통받는 여성 노동자, 생계가 막막했던 매매춘 여성들은 수녀원과 병원, 신학교 등 가족들에게 안정적으로 일할 기회가 열린 것이다. 회원이 1200여 명이 될 정도로 늘어나 어려움에 처한 여성들에게 자활의 터전이 되었다.



여성의 집 원장 박경옥(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