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성가의 기쁨] 추준호 (상)

(가톨릭신문)

■ 찬미받으소서

“주님이 지으신 세상 주님이 만드신 이곳 너무나 아름다워라”


추준호(예레미야)씨는 인터뷰를 시작하며 책을 펼쳐 들었다. 프란치스코 교황 회칙 「찬미받으소서」의 내용을 열심히 설명하는 그의 눈빛이 반짝였다. 인터뷰인지 강의인지 애매한 상황에서 그에게 호기심이 생겼다. 서울대 사회교육계열에 차석으로 입학하고 자신의 성공을 위해 열심히 살았다는 그는 군 복무 시절 호기심에 찾은 성당에서 하느님을 만나면서 인생이 차츰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군에 입대하고 처음 미사를 경험했어요. 분위기가 너무 편안했습니다. 간부들도 계급에 상관없이 함께 봉사하면서 기뻐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어요. 세례 받을 결심을 했죠. 그렇게 조금씩 저도 모르게 신앙에 젖어 들었던 것 같아요.”

전역하고 교리교사 활동을 시작했다. 전례음악 봉사도 하곤 했지만 찬양사도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은 해본 적 없었다. 음악을 전공한 것도 아니었고 그저 찬양이 좋았다. 그런 그를 찬양사도의 길로 인도한 계기는 한 권의 책, 회칙 「찬미받으소서」였다.

“지리교육을 전공했습니다. 그래서 환경에 관해 교황님께서 말씀하셨다는 사실에 관심이 생겼습니다. 단순한 호기심에 「찬미받으소서」를 읽기 시작했는데 흠뻑 매료됐습니다. 몇 번이고 정독하면서 교황님의 말씀에 심취했죠. 교리시간에 「찬미받으소서」를 활용하고 일반 청년들을 대상으로 강연도 했죠. 그러다 보니 회칙의 내용으로 성가를 만들면 많은 사람이 더 「찬미받으소서」에 관심을 갖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가사를 쓰고 고치고 하면서 조금씩 회칙을 바탕으로 ‘찬미받으소서’를 만들어나갔다. 가사는 어느 정도 완성해나갔지만 마땅한 선율이 떠오르지 않았다.

“당시 대자인 정다운(리노) 형제와 작곡을 했는데 너무 막막했어요. 그런데 어느 날 버스 안에서 갑자기 선율이 떠올랐어요. 남들이 들을까 숨죽여 휴대전화에 녹음을 하고 그 선율을 다운 형제에게 보냈죠.”

그렇게 ‘찬미받으소서’가 완성했다. 추씨는 이 곡을 “하느님께서 주신 성가”라고 밝혔다. 음악은 물론 교리지식이 전혀 없었던 자신이 성가를 만들고 찬양사도의 길을 걷게 된 계기가 됐기 때문이다.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하느님을 찬미하는 방법을 배웠다는 추씨는 작은 변화지만 삶에서 자신의 깨달음을 실천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다.

“「찬미받으소서」를 통해 하느님을 찬미하는 새로운 방법을 배운 것 같아요. 엘리베이터를 멀리하고 계단을 오르면서 ‘하느님 찬미받으소서’하고 기도드리는 그 짧은 순간이 제 신앙생활에 큰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을 통해 하느님께서 찬미 받으시길 바랍니다.”


신동헌 기자 david0501@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