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봉사 참여보다 중요한 ‘생각하는’ 신앙 생활

(가톨릭평화신문)



우리는 왜 미사에 참여하는가. 성경은 왜 읽고, 성탄 때 기뻐하는 마음은 또 어디서 일어나는 것일까.

신앙인의 삶은 일면 ‘의미 찾기’다. 하느님을 찾고, 예수님이 비천한 인간에게 왜 오셨는지 알아가는 것, 그래서 기쁜 마음으로 주님과 자유롭게 대화하는 생활이 그리스도인의 궁극적 삶이다. 한민택(수원가톨릭대 교수) 신부가 신앙의 의미를 되짚고, 재발견하도록 돕고자 엮은 신간 「내 삶에 열린 하늘」을 펴냈다.

저자는 끊임없이 하느님과 믿음에 관해 생각하고, 궁리하는 ‘생각하는 신앙’을 권한다. 하느님 나라가 인간 세상의 회복이라면, 회개는 개인의 회복이다. 저자는 회개란 믿음의 또 다른 측면이라고 설명한다. 하느님 사랑의 권능을 믿기에 마음을 여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흔히 세상을 바꾸는 힘은 권력과 무력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저자는 배려와 용서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진짜 원동력임을 재차 인식시켜준다.

나는 미사에 잘 참여하고 단체와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이지만, 때로 자신의 소원을 놓고 하느님과 ‘주고받기식 기도’를 바치고 있진 않은지. 몸은 성당에 있어도, 마음과 태도는 신앙적이지 않은 ‘잠재적 냉담자’는 아닌지 점검해볼 필요도 있다.

이처럼 생각하는 신앙생활을 하지 않는 한 우리는 진정한 믿음의 여정의 길을 걸을 수 없다는 것이 저자의 주문이다. 아울러 믿음, 용기, 행복, 사랑과 같은 일상 진리도 다양한 측면에서 고민하고 공부하며 체득할 것을 권유한다. 또 이웃이 겪는 어려움에 관심 갖고, 성경을 벗 삼아 앞으로 나아간다면, 더욱 놀라운 자유와 기쁨의 길이 펼쳐질 것이라고도 조언한다.

“평안하냐?”(마태 28,9) 부활하신 예수님이 가장 처음 건넨 질문은 제자들을 향한 위로였다. 절망과 가난, 폭력, 우울함에 빠진 누구에게나 하느님은 다가가신다. 용기만 낸다면 하느님을 만날 수 있다. 그때가 내 삶에 하느님 나라가 열리는 순간이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