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의 본성」

(가톨릭신문)


교부들의 말씀은 성전의 생생한 현존을 입증한다. 사도들의 직제자 혹은 그 직제자들의 제자인 사도교부들의 문헌은 신약성경에 나타나 있는 사도들의 가르침과 신학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신약성경에 표현되지 않은 초기 교회의 모습을 교부 문헌을 통해 살펴볼 수 있다.

분도출판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교부 문헌 총서 기획위원회는 한국 교회의 신학 발전을 위해 교부 문헌 총서를 펴내고 있다. 그 서른 번째 책 「선의 본성」은 아우구스티노 성인이 평생을 숙고했던 선과 악에 대한 철학적 통찰을 소개한다.

일평생 악의 문제를 고민했던 아우구스티노는 열아홉 살부터 9년간 마니교에 심취했다. 인간은 선하고 악한 두 의지를 가지고 태어난다는 마니교의 선악이원론에 빠졌던 아우구스티노는 훗날 그 시기를 “제 나이 열아홉 살부터 스물여덟까지 9년이라는 세월 동안 온갖 욕정으로 인해 호리고 홀리기도 하고 속고 속이기도 하면서 살았다”고 회상했다.

이후 아우구스티노는 그리스도교에서 세례를 받던 387년부터 404년까지 마니교의 선악이원론을 상대로 논쟁을 벌였다. 논쟁의 결과물은 「자유의지론」, 「참된 종교」, 「선의 본성」등의 책으로 세상에 나왔다. 마니교 논쟁의 마지막 무렵에 나온 「선의 본성」은 아우구스티노의 마니교 논박서 중 가장 예리하고 격렬하다고 평가받는다.

1부에서 아우구스티노는 하느님이 최고선이자 최고 존재임을 객관적이고 냉정한 논리로 풀어낸다. 아울러 선한 하느님의 피조물로서 정도(modus)와 형태(species)와 질서(ordo)를 갖추고 있는 이상 물질을 비롯한 만물이 선하다는 그리스도교 존재론을 개진한다. 2부에서는 이러한 기본명제들을 그리스도교 경전이자 마니교도들도 인정하고 인용하는 신약성경에서 방증한다. 3부에서는 마니교의 문헌들을 직접 인용해 마니교 교설과 습속을 반박한다. 끝으로 마니교도들의 개심을 위해 기도하며 책을 마무리한다.

아우구스티노는 “이 책은 하느님이 불변하는 본성이고 최고선임이 입증하며, 영적이든 물체적이든 그 밖의 본성들은 그분에 의해서 존재하며, 또 본성인 한 모두가 선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며 “또 악이 무엇이고 어디서 유래하느냐를 논하고, 마니교도들이 선의 본성에 얼마나 많은 악을 부여하고 악의 본성에 얼마나 많은 선을 부여하는지 논한다”고 회고한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