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책] 「등불을 켜면」

(가톨릭신문)
사랑의 씨튼 수녀회 이경민 수녀의 두 번째 시집이다. “내게 있어 시는 여전히 하느님께 닿을 수 있는 통교의 사다리며 자신에게 건네는 이해의 문”이라고 밝힌 이 수녀는 131편의 시를 통해 하느님을 드러낸다.

이 수녀가 주목한 것은 새와 나무다. ‘새와 나무3’, ‘철새’ 등의 작품을 통해 하느님과 자신의 관계를 새와 나무에 비유, 단비가 되고 빛이 돼주는 하느님의 사랑을 강조한다. 시인의 이러한 원형적 심성은 산, 바람, 샘물, 바다로 뻗어나가 숲으로 귀결된다. 생명의 창조성을 의미하는 숲은 하느님을 만나는 영성의 정원이자 성소로 표현된다.

가슴 아픈 현실도 외면하지 않고 시에 담았다. 세월호 비극으로 희생된 아이들을 기억하기 위해 쓴 ‘너희들 모두, 다 어디 있느냐?’, ‘진도 팽목항에서’ 시에서는 비극을 겪은 아이들을 쓰다듬는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