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향기 with CaFF] (65)라라걸(Ride Like a Girl, 2019)

(가톨릭평화신문)
▲ 영화 ‘라라걸’ 포스터.




영화 ‘라라걸’은 세계 최고의 경마대회이자 호주의 가장 큰 축제 중 하나인 멜버른컵에서 2015년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우승자가 된 미셸 페인(테레사 팔머 분)의 스포츠 인생과 그녀의 가족을 그린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이다.

경마의 승패는 오직 ‘신’만이 알 수 있는 스포츠라고 하는데 감독 레이첼 그리피스는 자신들의 노력을 믿고 끊임없이 도전한 그녀에게 배울 수 있는 것은 ‘믿음의 중요함’이라고 말한다.

경마는 매우 위험하고 거친 스포츠여서 멜버른컵 155년 역사상 여성 참가자는 4명뿐 이었다고 한다. 태어난 지 6개월 만에 엄마를 잃은 페인은 말 농장을 하는 아버지와 10남매의 막내로 자란다. 다운증후군을 가진 오빠와 함께 멜버른컵 우승컵을 차지한 미셸의 삶 자체가 영화적이다.

어릴 적부터 멜버른컵의 역사를 모두 외우고 일상을 말과 함께 지내면서 경마 선수를 하는 언니 오빠를 보며 자연스럽게 최고의 경마 선수를 꿈꾼다. 고등학생이 되어도 수업 도중에 언니의 경마 경기를 몰래 들을 정도로 경마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소녀로 성장한다.

하지만 느닷없이 찾아온 언니의 사망 소식으로 아버지 패디(샘닐 역)는 미셸의 꿈을 마음 편히 응원해 줄 수 없게 된다. 미셸은 아버지와의 갈등을 겪지만 미워하기보다는 관계 회복을 위해 노력한다. 그녀의 도전을 막으려는 것은 막내딸까지 잃고 싶지 않은 아버지의 마음이다.

미셸도 낙마 사고를 당해 전신마비 증상까지 있었지만, 가족의 보살핌으로 다시 건강을 회복한다. 말을 타겠다는 신념은 생사를 넘는 부상과 어려운 환경에서도 꺾이지 않는다.

미셸은 실제로 3200번의 대회 출전, 16번의 골절과 경기 중 7번의 낙마 사고를 겪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하늘이 도와줄 거라는 믿음으로 자신만의 레이스를 펼친다. 함께 출전한 경주마 프린스도 잦은 부상에 나이도 들어 우승 확률이 1%라고 하지만 미셸은 자신의 말을 끝까지 신뢰하며 값진 승리를 이루어낸다. 평소 아버지에게 배운 필드를 읽는 기술과 레이스를 할 때 자신에게 다가올 틈을 기다리며 기회를 잡으라는 아버지의 조언은 미셸의 경주 지침이 된다.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는 2분 동안의 경주 내용, 극적인 스피드다. 여기에 미셸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뛰어난 말 훈련사로 동생을 도와준 다운증후군을 가진 오빠, 10남매를 홀로 키우며 8남매를 기수로 키워낸 아버지에 대한 가족 이야기는 감동을 더한다.

영화 속 미셸의 친오빠이자 마필 관리사였던 스티비는 실제 인물이 직접 출연한다. 말에 대한 교감과 애정은 그 누구도 연기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출연을 결정했다고 한다.

영화 속에는 멜버른컵을 보기 위해서 모자까지 갖춘 정장스타일로 화려하게 꾸민 관객들을 볼 수 있다. 멜버른컵의 오랜 전통을 통해 호주 문화를 만나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부활 5주간을 맞아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주님께 의탁하고 주님만을 믿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해 본다. “네 길을 주님께 맡기고 그분을 신뢰하여라. 그분께서 몸소 해주시리라”(시편 37,5)

4월 15일 극장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