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자 삶 본받아 신앙생활에 도움됐으면”

(가톨릭평화신문)
 
 

 

 


“꽃도 좋고, 나무도 좋고, 산도 좋고, 세상에 아름다운 것이 얼마나 많습니까. 아름다운 것을 만들 수 있는 분이시라면 그분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아름다운 분이 아니겠습니까.”

초대 안동교구장 두봉 주교(92, 사진). 아흔이 넘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 정정하고 유쾌했다. 하느님 이야기를 하는 그의 얼굴은 마치 소풍을 떠나는 아이의 얼굴 같았다. 두봉 주교를 3일 서울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영화 ‘카르투시오 봉쇄수도원’ 시사회에서 만났다.

두봉 주교는 카르투시오 봉쇄수도원과 인연이 깊다. 2004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요청으로 한국에 카르투시오 봉쇄수도원이 설립될 때부터 함께해왔다. 그는 수도원과의 인연으로 지난해 12월 KBS에서 방영됐던 ‘세상 끝의 집 - 카르투시오 봉쇄수도원(3부작)’, 19일 개봉하는 영화 ‘카르투시오 봉쇄수도원’ 제작을 적극적으로 도왔다. 수도원을 설득해 경북 상주 분원 수도자들의 투표, 프랑스 본원에서의 투표를 거쳐 촬영 허가를 받아냈다. 두봉 주교는 “좋은 삶을 사시는데 감출 필요가 있겠는가, 신자들의 신앙생활에도 도움이 되고 비신자들에게도 하느님을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카르투시오 봉쇄수도원 수도자들이 오직 하느님을 섬긴다는 것을 소개했으면 좋겠어요.” 두봉 주교가 TV 프로그램과 영화 제작 당시 감독에게 한 주문이다. 카르투시오 봉쇄수도원 수도자들이 하느님을 위해 산다는 것, 세상이 아름답지만, 더 좋으신 하느님을 위해 그들이 그렇게 산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TV 프로그램과 영화를 통해 성소자가 생길 수 있다는 믿음도 있었다.

영화를 통해 진정한 행복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밝힌 두봉 주교. 그는 “행복하게 살기 위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영화를 보고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며 “수도자들처럼 살라는 것은 아니지만, 하느님이 계시다는 것, 세상의 모든 것을 만드신 아름다운 분이 계시다는 것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도재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