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덕의 모범, 성 프란치스코의 삶과 영성이 궁금하다면

(가톨릭평화신문)



스승 예수를 가장 닮았던 제자 하면, 성 프란치스코(1181∼1226)를 빼놓을 수 없다. 그만큼 그는 철저하게 예수를 따르는 삶을 살았다.

프란치스코가 선종하자 토마스 첼라노 등은 그의 생애에 대한 초창기 전기를 썼고, 이는 ‘프란치스칸 원천’(fonti francescane) 사료집이 됐다. 그 끝 무렵인 1318년에 작자 미상의 「완덕의 거울」(Speculum Perfectionis)이 나왔는데, 이 역시 프란치스칸 원천에 들어간다. 「완덕의 거울」이라는 제목에서 이미 드러나듯, 프란치스코의 삶과 영성을 거울에 빗대어 그를 완덕의 모범으로 제시한다. 이 전기는 ‘영적인 형제들’(Spirituali)이라는 관점이 반영돼 있고, 크게는 프란치스코의 가난과 겸손, 수도 규칙의 준수, 포르치운쿨라(Porziuncula, 작은 몫이라는 뜻)의 중요성 등 세 가지가 강조돼 있다. 전기는 프란치스코에 대한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지 않지만, 훗날 집필된 「대전기」의 공적 서술을 완성하기에 앞서 살다간 14세기 프란치스칸들의 자녀다운 신심과 프란치스코를 향한 사랑을 담고 있다.

프란치스코 탄생 800주년인 1981년에 처음으로 한글본이 나왔지만, 원전과 많이 다르고 생략된 부분도 있는 데다 번역상 오류도 잦아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한규희(보나벤투라) 수사가 영어판, 이탈리아어판을 토대로 새로 번역했다. 잘 알려진 듯하면서도 실은 잘 알려지지 않은 프란치스코 성인을 제대로 알 수 있는 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

완덕의 거울

작자 미상

한규희 수사 옮김 /

꼰벤뚜알 프란치스코

수도회 한국관구 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