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벗, 김대건·최양업 신부의 만남을 그리다

(가톨릭평화신문)
 
 

 

 
▲ ▲장발 화백의 작품 ‘김대건 신부’

 

 


한국의 첫 번째 사제 성 김대건 신부와 두 번째 사제 가경자 최양업 신부. 200년이 지나 그들의 삶과 영성을 기리며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 오는 9월 김대건 신부와 최양업 신부, 우리가 한 자리에서 만난다.

김대건 신부와 최양업 신부 탄생 200주년을 맞아 서울대교구(교구장 염수정 추기경)가 두 사제의 삶과 영성을 묵상할 수 있는 특별한 전시를 마련했다. 서울 명동 갤러리 1898에서 열리는 특별전 ‘영혼의 벗, 김대건 최양업을 만나다’이다.

김대건 신부와 최양업 신부의 삶은 닮았으면서도 다르다. 이번 전시는 지상과 천상에서 두 사제의 만남을 그린다. 또한, 두 사제의 만남 안에서 두 사제와 우리와의 만남, 200년이 지난 지금 한국 교회 신자들을 바라보는 두 사제의 마음도 담았다.

전시에는 성직자와 수도자, 평신도 등 교회 공동체 모든 구성원이 작가로 참여했다. 장발(루도비코, 1901~2001) 화백을 비롯한 작가 21명이 참여해 회화, 조각, 공예, 이콘, 스테인드글라스 등 다양한 장르의 성미술 작품 40여 점을 선보인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눈여겨볼 작품은 장발 화백의 ‘김대건 신부’다. 장발 화백이 1920년 제작한 ‘김대건 신부’ 작품은 한국인이 그린 현존하는 우리나라 첫 성화이자 성인화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가톨릭대학교 전례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었는데 이번 특별전을 맞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최양업 신부의 묘소가 있는 배론성지에 자리한 ‘최양업 신부’ 초상도 전시된다. 온화한 얼굴에 평복 두루마기를 입고 있는 최양업 신부. 길 위에 서 있는 최양업 신부 옆으로는 야생화들이 피어있다. 김형주(이멜다) 작가는 맑고 사랑이 충만한 최양업 신부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대건 신부와 최양업 신부 작품 이외에 두 사제를 함께 표현한 작품들도 만나볼 수 있다. 조각가 조숙의(베티) 작가는 김대건 신부와 최양업 신부, 성모 마리아를 함께 조각해 작품에 담았다. 서울대교구 이콘연구소장 장긍선 신부는 ‘로마식 제의’를 착용한 김대건·최양업 신부를 이콘으로 함께 제작했다. 주동현(마르티노) 작가는 김대건 신부와 최양업 신부가 등을 맞대고 있는 모습을 십자가의 형태로 표현했다. 성바오로딸수도회 김옥순 수녀는 김대건 신부를 그린 ‘밀알 하나가’와 최양업 신부를 그린 ‘충실한 종’을 함께 전시한다. 의정부교구 염동국 신부는 김대건 신부를 ‘첫 마음’으로, 최양업 신부는 ‘쉼’이라는 제목으로 조각한 작품을 선보인다.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 부위원장 허영엽 신부는 “이번 전시의 테마는 ‘만남’”이라며 “두 사제의 만남은 물론이고 200년을 뛰어넘어 현시대에 사는 우리와 두 사제와의 만남에도 초점을 맞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 교회의 기둥인 두 사제의 삶과 영성을 표현했다”며 “많은 분이 두 사제의 삶과 영성을 묵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다양한 작품을 통해 두 신부님의 신앙을 기억하고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머무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시가 우리 모두에게 한국 교회 두 신부님의 신앙과 삶을 되새기고 현재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특별전 ‘영혼의 벗, 김대건 최양업을 만나다’는 9월 3일부터 16일까지 서울 명동 갤러리 1898 전관에서 열린다. 가톨릭평화방송 유튜브를 통해 2021년 제작된 작품들의 제작과정과 의미, 작가들의 묵상 등을 담은 콘텐츠도 만나볼 수 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