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익 주교와 한국 교회건축」 펴낸 김정신 교수

(가톨릭신문)

“장익 주교님은 성당을 ‘집’이라고 생각하셨고, 성당이라는 공간이 식구들끼리 잘 어울리고 모두 하나 돼 행동하기에 걸맞는 곳이 돼야 한다고 늘 말씀하셨어요. 장 주교님의 수많은 업적 중에서도 특히 교회건축에 관한 업적이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을 것입니다.”

고(故) 장익 주교 선종 1주기를 맞아 「장익 주교와 한국 교회건축」을 펴낸 단국대학교 건축학과 김정신(스테파노) 명예교수는 책에 대해 이 같이 설명했다.


교회건축과 한국 근대건축사, 건축문화재 보존에 관심을 갖고 연구와 작품 활동을 펼쳐온 김 교수는 박사학위 논문 심사위원 의뢰를 위해 1988년 당시 신부였던 장익 주교와 처음 인연을 맺었다.

“박사논문을 준비할 때 주교님과 인연을 맺었습니다. 주교님은 이후 제게 춘천교구 건축위원 활동을 권하셨고 그때 봉사를 하면서 주교님을 더욱 가깝게 모실 수 있었습니다. 장 주교님은 ‘성당은 집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교구장 재임 기간 동안 하나씩 실현코자 하셨습니다.”

관심 있는 분야에서는 모르는 게 없을 정도로 열정적으로 탐구했던 장익 주교. 특히 교회건축과 예술에 대한 장익 주교의 남다른 안목과 열정을 곁에서 지켜본 김 교수는 이러한 업적을 많은 이들이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책 발간을 계획했다.

“주교님께서는 은퇴하시기 한 해 전, 그동안 쓰시고 발표하신 글을 CD에 모아 제게 건네셨습니다. 글 제목만 30쪽이 넘는 방대한 양이었죠. 그중 교회건축 분야에 관련된 글들을 뽑아 책에 실었습니다. 전례 공간에 대한 생각을 담은 ‘성당 내부-뜻과 쓸모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등 성당 건축을 하시는 분들이 한 번쯤 읽어보면 좋을 글이 담겨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름다움이 세상을 건지리라’, ‘교회와 미술가는 서로 필요하다’ 등 예술에 대한 주교님의 생각을 알 수 있는 글도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건축을 비롯한 천주교 문화유산 관리에도 관심을 가졌던 장익 주교는 춘천교구장 재임 기간 중 5개의 성당이 국가 등록문화재로 등록되는 데 힘을 쏟았다. 또한 춘천교구에 17곳의 성당을 신축했다. 김 교수는 이 책에 자신을 비롯해 춘천교구 임홍지 신부, 최종태 조각가, 권영숙 화가, 고려대 조광 명예교수, 김영섭·김원 건축가 등 장 주교와 인연이 있는 인물 7명이 그를 기리며 쓴 글을 담았다. 또 장익 주교가 재임 기간 중 건축한 성당의 정보와 사진도 소개했다.

교회건축 분야에서 장익 주교가 남긴 흔적을 담아낸 「장익 주교와 한국 교회건축」은 하느님의 사랑 안에서 늘 신자들을 향했던 사목자의 면모도 함께 발견할 수 있다. 성당건축에 대한 열정의 바탕에는 신자들이 하느님의 집 안에서 행복하게 살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담겨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교회건축에 열정을 쏟으셨던 장익 주교님의 면모를 이 책을 통해 발견하고 주교님을 기억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전했다.



민경화 기자 mkh@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