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아트 ‘다중상실의 시대’… 11월 24일까지 서소문성지

(가톨릭신문)


코로나19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습을 성찰하도록 이끄는 미디어아트 전시가 마련됐다.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관장 원종현 신부)은 9월 2일 ‘다중상실의 시대’를 주제로 한 미디어아트를 선보였다.

이번 전시를 기획 감독한 역사박물관 미디어아트 김이경(클라라) 감독은 “바이러스가 창궐한 현실을 조망하고 이성의 오만과 한계를 치열하게 반성하는 차원에서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혼돈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주체적 삶의 의지와 새로운 공존의 방식을 모색하는 시간을 제시하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김 감독 총괄 하에 6명의 작가들이 1년여 간 고민하고 작업한 끝에 완성된 이번 전시물은 하나의 융합예술이자 집단 창작물에 속한다.

전시물에는 ‘모두를 의심하기’, ‘혼자 살아남기’, ‘공존의 이유’라는 세 단계의 사유를 통해 팬데믹에 대응하는 우리 모습을 작가의 관점으로 해석해 담았다. 또한 ‘인체의 반응’, ‘심장의 진동’, ‘유전자의 변이’라는 생물학적 은유를 사용해 이 시대의 인간이 처한 조건과 상황을 생생하고 다층적으로 제시한다.

구체적으로 첫 단계에서는 인체에 작가의 숨소리를 더해 불안과 두려움을 표현했고, 두 번째 단계에서는 작가 자신의 심장 박동 소리를 녹취하고 그 파동을 전달해 소리를 시각적으로 표현, 생존의 몸짓을 드러냈다. 마지막 단계에서는 유전자의 나선형 구조가 소용돌이처럼 움직이는 형상을 표현하며 유전자 변이 과정을 시각화했다.

프로젝터 12개와 스피커 50여 개를 길이 12m, 높이 4m의 역사박물관 내 하늘길에 매립 형태로 설치해 관람객이 작품에 집중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투명하고 정교한 음향을 제공해 몰입감을 느끼게 한 것도 특징이다.

원종현 신부는 “이번 미디어아트 전시를 통해 코로나19라는 엄중한 상황 속에서 우리 삶의 변화와 미래를 다층적으로 고민해 볼 수 있는 시간을 갖길 바란다”며 “팬데믹 시대를 견뎌내는 우리 모두에게 이번 작품이 대안 사회로 옮아가기 위한 또 하나의 징검다리로서 의미있는 성찰이 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전시는 11월 24일까지 역사박물관 지하 3층 하늘길에서 열린다. 무료관람.


박민규 기자 pmink@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