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노해 사진 에세이 길] 저마다의 속도로

(가톨릭평화신문)



길에서 묻는다.

좋은 길이란 어떤 길인가.

방에서 방으로, 점에서 점으로 가는

최단 거리 길인가.

다양한 생명과 다양한 탈것들이

자기만의 속도와 리듬으로 오가는 길인가.

인간이 추방되고 동물이 추방되고

짐수레와 마차와 자전거와 유모차와

순례자와 내 두 발이 추방된 독점의 길.

좋은 길이 없는 좋은 삶이란 없다.



박노해 가스파르(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