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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3 편 그리스도인의 삶
제 3 편 그리스도인의 삶가톨릭교리서
내용
- V. 시민 사회의 권위들
- 2234 하느님의 넷째 계명은 또한 우리의 선익을 위해 사회 안에서 하느님께 권위를 부여받은 모든 사람도 존경할 것을 명한다. 넷째 계명은 공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과 그 공권력의 혜택을 받는 사람들의 의무도 밝혀 준다.
- 공권력의 의무
- 2235 공권력을 행사하는 사람들은 봉사하기 위해 이를 행사해야 한다. “너희 가운데에서 높은 사람이 되려는 이는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마태 20,26). 공권력의 행사는 그 권력의 신적 기원과 합리적인 성격과 그 목적의 특성에 따라서 윤리적으로 규정되는 것이다. 아무도 인간의 존엄성과 자연법에 어긋나는 것을 명령하거나 입법화할 수 없다.
- 2236 권위 행사의 목적은 모든 사람이 쉽게 자유를 행사하고 그 책임을 다하도록 하기 위하여 올바른 가치 서열을 분명하게 밝히는 것이다. 윗사람은 구성원들 하나하나의 필요와 공헌도를 고려하면서 화합과 평화가 이루어지도록 분배 정의를 현명하게 실행해야 한다. 그들은 자신들이 제정하는 규칙과 조치가 개인적인 이익을 내세워 공동체의 이익을 거스르게 하는 유혹의 빌미가 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24)
- 2237 정치권력은 인간의 기본권을 존중할 의무가 있다. 정치권력은 모든 사람들의 권리, 특별히 가정과 불행한 사람들의 권리를 존중하면서 인간적으로 정의가 실현되도록 하여야 한다.
- 시민권에 따른 정치적 권리는 공동선이 요구하는 바에 따라서 주어질 수 있으며 또한 주어져야 한다. 이 권리들은 합법적이고 정당한 이유 없이 공권력으로써 정지할 수 없다. 정치적 권리의 행사는 국가와 인류 공동체의 공동선을 목적으로 한다.
- 국민의 의무
- 2238 공권력 밑에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윗사람들을 하느님 은혜의 관리자로 그리고 하느님의 대리자로 보아야 한다.25) “주님을 생각하여, 모든 인간 제도에 복종하십시오. …… 자유인으로서 행동하십시오. 그러나 자유를 악행의 구실로 삼지 말고, 하느님의 종으로서 행동하십시오”(1베드 2,13.16). 시민들의 성실한 협력에는 인격의 존엄성과 공동체의 선익에 해로운 것으로 여겨지는 것을 올바르게 질책할 권리와 때로는 의무까지도 내포되어 있다.
- 2239 국민의 의무는, 진리와 정의의 정신, 연대 의식과 자유의 정신으로 공권력과 함께 사회의 선익에 이바지하는 것이다. 조국에 대한 사랑과 봉사는 감사의 의무와 사랑의 계명에서 나오는 것이다. 합법적 권위에 복종하고 공동선에 봉사하기 위해 국민들은 정치 공동체 안에 살아가면서 각자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 2240 공권력에 대한 복종과 공동선에 대한 공동 책임은, 도덕적으로 세금 납부와 투표권 행사, 국토 방위 등을 요구한다.
- 여러분은 모든 이에게 자기가 해야 할 의무를 다하십시오. 조세를 내야 할 사람에게는 조세를 내고 관세를 내야 할 사람에게는 관세를 내며, 두려워해야 할 사람은 두려워하고 존경해야 할 사람은 존경하십시오(로마 13,7).
- 그리스도인은 자기 조국에 살고 있지만, 마치 나그네와 같습니다. 시민으로서 모든 의무를 수행하지만, 외국인같이 모든 것을 견디어 냅니다.……그들은 기존 법에 순종하지만, 그들의 생활 방식은 법률보다 우월합니다.……하느님께서 그들에게 주신 지위는 그렇게 고귀한 것이어서, 그들이 그 지위를 포기할 수는 없습니다.26)
- 바오로 사도는 “우리가 아주 신심 깊고 품위 있게, 평온하고 조용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1티모 2,2) 임금들과 높은 지위에 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감사할 것을 권고한다.
- 2241 부유한 나라들은, 자기 조국에서 얻을 수 없는 안전과 생활 필수품들을 구하러 온 외국인들을 가능하다면 모두 맞아들일 의무가 있다. 공권력은 손님을 맞아들이는 사람이 그 손님을 보호해야 한다는 자연법이 잘 지켜지도록 보살펴야 한다.
- 정치권력은 자신이 책임지고 있는 공동선을 위해서, 이민의 권리 행사를 여러 가지 법률적인 조건에 종속시킬 수 있다. 특히 이민을 받아들이는 나라에 대한 이주민들의 의무 수행에서 그러하다. 이주민은 그를 받아들이는 나라의 물질적이거나 정신적인 유산을 고마운 마음으로 존중하며, 그 나라의 법을 준수하고, 국가의 비용을 분담해야 한다.
- 2242 공권력의 명령이 도덕이나 기본 인권이나 복음의 가르침 등에 어긋날 때, 시민들은 양심적으로 그 명령에 따르지 않을 의무가 있다. 공권력의 요구가 올바른 양심의 요구에 어긋날 때, 공권력에 복종하기를 거부할 수 있는 것은, 하느님에 대한 복종과 정치 공동체에 대한 복종이 다르다는 데서 정당성을 찾을 수 있다.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마태 22,21). “사람에게 순종하는 것보다 하느님께 순종하는 것이 더욱 마땅합니다”(사도 5,29).
- 공권력의 월권으로 국민들이 억압을 받는 곳에서도, 국민들은 객관적으로 공동선이 요구하는 것이라면 거부하지 말아야 한다. 그러나 자연법과 복음이 그어 주는 한계를 지키며 이러한 권력의 남용을 거슬러 자기 자신과 동포의 권리를 수호하는 것은 정당하다.27)
- 2243 정치권력의 억압에 대한 저항은 아래의 조건들이 다 함께 충족되는 경우가 아니라면 무기 사용을 정당화하지 못한다.
- 1) 기본권이 확실하고 심각하게 그리고 오랫동안 침해를 받을 때, 2) 다른 수단을 모두 사용하고 난 후에, 3) 더 심한 무질서를 유발할 우려가 없을 때, 4)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이 보일 때, 5)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더 나은 해결책이 없을 것이라는 판단이 설 때.
- 정치 공동체와 교회
- 2244 어떤 제도이든지, 은연 중에라도, 인간과 인간의 소명에 대한 시각을 지니고, 그 시각을 판단 기준과 가치 체계와 행동 노선의 근거로 삼는다. 대부분의 사회 제도들은 사물에 대한 인간의 우월성을 기준으로 삼고 있다.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종교만이 창조주이시고 구세주이신 하느님을 인간의 기원과 목적으로 명확하게 인식해 왔다. 교회는 정치권력들에게 그들의 판단과 결정을 하느님과 인간에 대한 이 진리에 비추어 내리라고 권고한다.
- 이 진리를 무시하거나, 하느님에게서 독립한다는 명목으로 이를 거부하는 사회들은, 그들의 판단 기준과 목적을 자체 내에서 찾거나 어떤 이데올로기에서 이끌어 오게 된다. 또한 역사가 보여 주는 바와 같이, 선과 악의 객관적 기준을 용납하지 않음으로써, 인간과 인간의 운명에 대해서 공공연하게든 또는 음험하게든, 전체주의적인 권력을 스스로에게 부여한다.28)
- 2245 “교회는 그 임무와 권한으로 보아 어느 모로도 정치 공동체와 혼동될 수 없으며, 결코 어떠한 정치 체제에도 얽매이지 않는다. 동시에 교회는 인간 초월성의 표지이며 보루이다.”29) 교회는 “국민들의 정치적 자유와 책임도 존중하고 증진한다.”30)
- 2246 “교회가 인간의 기본권과 영혼들의 구원이 요구할 때에는 정치 질서에 관한 일에 대하여도 윤리적 판단을 내리는 것은 정당하다. 이때에 교회는 오로지 복음에 일치하고 다양한 시대와 환경에 따라 모든 사람의 행복에 부합하는 모든 방법을 사용한다.”31) 이것은 교회의 사명에 속하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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