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황청 외무장관 방한 환영한다

(가톨릭신문)
한국과 교황청간 외교관계 수립 55주년을 맞아 교황청 외무장관 폴 리처드 갤러거 대주교가 한국을 방문했다. 교황청 외무장관이 한국에 온 건 처음이라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 예방과 국회 가톨릭신자들과 만남, DMZ와 판문점 방문, 한국주교단과의 만남 등 바쁜 일정을 보낸 갤러거 대주교는 ‘한반도평화를 위한 남북한 노력 적극 지지’라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메시지를 분명히 전달했다.

국제질서를 보호하는데 앞장서 온 교황청의 노력에 감사드린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반도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과 격려에 힘이 솟는다. 갤러거 대주교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10월에 로마에서 만나길 바란다’는 교황의 또 다른 메시지도 전달했다. 성사되길 바란다. 이번 갤러거 대주교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교황청간 우의가 더욱 돈독해 질 것 같다. 이는 남북한 대화와 협력에 촉매가 될 듯하다.

“안전함과 편안함에 안주하면 하느님께서 보여주시는 새로움을 놓칠 수 있다. 서로 용서하는 형제애의 정신으로 화해와 평화를 위해 지치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주님께 용기를 청하자.” 갤러거 대주교가 7일 오후 한국주교단과 함께 명동대성당에서 봉헌한 ‘늘 푸른 청년미사’ 강론 중에 당부한 말이다. 남북이 화해하고 평화를 얻기까지 헤쳐나가야 할 산적한 문제들이 있다. 문제들을 풀어낼 별다른 묘수는 없다. 오로지 노력할 따름이다. ‘할 수 있다’는 의지를 갖고,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게 해 달라’고 기도하자.

한반도와 전 세계의 평화로운 미래를 위해 남북 대화와 협상의 테이블이 치워져선 안 된다. 한민족 스스로 대화와 협상에 나서야 한다. “바티칸에서 종전 선언을 한다면 환영한다”는 갤러거 대주교의 말이 농담 같지가 않다. 그렇게 할 수도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