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공식 개관

(가톨릭평화신문)
▲ 염수정 추기경이 성인 5위의 유해를 받아 제대 아래 위치한 유해함에 안치하고 있다. 리길재 기자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정순택 주교)는 5월 29일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콘솔레이션홀에서 교구장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 축성·봉헌 미사’를 거행했다.

이날 미사는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친 순교자들의 정신을 기리고 새로이 조성한 서소문성지를 축성ㆍ봉헌하는 자리였다. 염수정 추기경을 비롯한 서울대교구 주교단은 성지와 서소문역사박물관 곳곳에 성수를 뿌려 축복하고 콘솔레이션홀과 정하상 기념 소성당 제대에 성유를 바르고 주님께 봉헌했다.

또 이날 성당 봉헌 예식 중에는 박해 시기 서소문 밖 네거리에서 순교한 이영희(막달레나)ㆍ이정희(바르바라)ㆍ허계임(막달레나)ㆍ남종삼(요한 세례자)ㆍ최영(베드로) 등 성인 5위의 유해를 제대 아래 안치해 성지로서의 의미를 더했다.

염 추기경은 미사 강론을 통해 “서소문 밖 네거리 성지를 조성하는 과정에서 성지 공사가 중단되거나 성지 조성을 반대하는 의견에 부딪히는 등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며 “그러나 순교 신앙 선조들이 이끄시고 돌봐주심으로써 이렇게 훌륭한 주님의 성전으로 다시 탄생할 수 있었다”고 기뻐했다.

염 추기경은 이어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는 하느님에 대한 옛 신앙 선조들의 믿음 그리고 하느님께서 그들을 어떻게 기억하시고 우리에게 어떻게 드러내셨는지 일깨워줄 것”이라며 “순교성지가 신자들에게는 믿음을 북돋아 신앙을 더욱 깊이 있게 하고 역사와 더불어 우리 교회가 같이 걸어간 길을 깨닫게 해 주길 바란다”고 희망했다.

이날 미사에는 서울대교구 주교단을 비롯한 교구 사제 50여 명과 신자 1000여 명이 참여해 성지 봉헌의 기쁨을 함께했다. 이날 축성ㆍ봉헌된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와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은 6월 1일 시민들에게 전면 공개됐다.

서소문 밖 네거리 순교성지는 한국 천주교 103위 성인 가운데 44위, 124위 복자 가운데 27위가 순교한 성지로, 한국 교회 단일 순교지 가운데 가장 많은 성인과 복자를 배출했다.

서울대교구는 2011년 7월 24일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 서울 중구청에 ‘서소문 밖 역사유적지 관광 자원화 사업’을 제안해 성지 조성 사업을 시작했고 이후 8년간의 공사 기간을 거쳐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을 완공했다. 박물관의 시설 관리와 운영은 지난해 서울대교구와 서울 중구청이 맺은 ‘서소문성지역사박물관 위ㆍ수탁 협정’에 따라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가 맡는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