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피어나는곳에] “손·다리 잃었지만 평범한 삶 살고픈데…”

(가톨릭평화신문)
 
▲ 손성은씨는 손 일부와 두 발을 잃어 혼자서는 일상 생활이 불가능하다.

 

 


경기도의 한 종합병원. 손성은(베아타)씨가 격리 병실에 누워 투석을 받고 있다. 멍하니 허공을 바라보던 그녀가 갑자기 손을 허공에 휘두른다. 앉혀 달라는 신호다. 손씨는 목을 뚫어 설치한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다. 이 때문에 말을 하기가 어렵다. 곁에 있던 남편 송기원(레오)씨가 그녀를 일으켜 세운다. 탁자에 가려져 있었던 손씨의 다리가 드러났다. 무릎 아래가 휑하니 비어 있다. 손과 다리를 절단한 흔적이다.

손씨는 어렸을 때부터 몸이 약했다. 특히 신장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는 아니었다. 어엿한 직장도 있었다. 남편 송씨도 직장에서 만났다. 10여 년간의 연애 끝에 둘은 결혼했고 곧이어 손씨가 임신했다. 부부의 미래는 행복만이 가득할 것 같았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손씨가 임신중독에 걸렸다. 아이와 산모 가운데 한 명을 선택해야 할 정도로 상황이 좋지 않았다. 동시에 손씨의 신장 상태가 급격히 악화됐다. 결국, 손씨는 2011년 3월, 만성신부전증 진단을 받고 신장 장애 판정을 받았다.

불행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지난해 11월, 몸살 증세를 보이던 손씨가 갑자기 호흡곤란을 호소했다. 폐에 염증이 쌓인 것이다. 자가 호흡을 위해서는 목에 인공호흡기를 설치해야만 했다. 상황이 좋지 않았다. 심정지 증상과 함께 뇌경색이 왔다. 동시에 손씨의 손과 발에 혈액순환 이상으로 조직 괴사가 일어났다. 절단 외에는 방법이 없었다. 남편은 연신 한숨을 내쉬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의식을 찾은 아내에게 몸 상황을 설명하는 일이었습니다. 잠에서 깨어났더니 손과 다리가 없어진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겠습니까?”

두 달여 간의 치료를 통해 손씨는 간신히 목숨을 구했다. 그러나 이는 또 다른 시련의 시작이었다. 손씨의 치료비가 빚이 돼 부부에게 돌아왔다. 여기에 손씨가 현 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은 물론 간병인과 재활치료까지 필요하다.

남편은 낮에는 아내를 간병하고 밤에는 공장에 나가 일을 하고 있지만,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으로는 턱없이 부족했다. 이미 수천만 원의 빚을 진 상태에서 매달 400~500만 원씩 빚이 더 쌓이고 있다. 최근에는 월세조차 내지 못해 집 주인으로부터 독촉까지 받았다.

손씨를 찾아오는 사람은 오직 남편뿐이다. 쌓인 빚이 다른 가족에게까지 부담이 될까 봐 연락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손씨는 온종일 누워 있는 것이 일과의 전부다. 힘겨워하는 손씨를 보며 남편 송씨가 안타까운 듯 살며시 팔을 잡는다. 그런 남편을 보며 손씨가 힘없이 웃어 보인다. 남편도 따라 미소를 짓지만 이내 고개를 떨구고 만다.

장현민 기자 memo@cpbc.co.kr



후견인/ 송재남 신부(서울대교구 노원본당 주임)

 

 

 

 

 
▲ 송재남 신부

 

 

 


손성은 자매는 아픈 와중에도 봉사활동을 기쁘게 해왔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몸의 지체를 잃었다는 심리적 불안감과 경제적 쪼들림에 고생하고 있습니다. 베아타 자매가 이러한 압박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난다면 그토록 원하는 ‘평범한 일상’을 다시 살아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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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성은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21일부터 27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