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우리농운동 25주년 농민 주일을 맞으며

(가톨릭평화신문)


21일로 제24회 농민 주일을 맞는다. 올해 농민 주일은 지난 1994년 6월 29일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이 닻을 올린 지 꼭 25주년이 되는 해여서 더욱 뜻깊다. 그간 지속 가능한 유기순환적 생명농업을 진작시키고자 농촌과 도시에서 우리농운동에 헌신해온 이 땅의 농민들과 도시생활공동체 활동가들, 그리고 성직자들에게 깊은 감사 인사와 함께 축하를 드린다.

하지만 1993년 12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 타결로 세계무역기구(WTO)가 출범하면서 쌀 수입 개방이 결정되자 우리 농업의 위기를 보다 못한 교회가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시작했던 1994년과 우리 농촌과 농업, 농민들의 현실이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은 깊은 성찰을 요구한다.

농촌 생태계는 무차별적 농약 사용과 화학비료 남용으로 파괴됐고, 정겨웠던 마을공동체는 이농과 함께 해체됐으며, 무분별한 도시의 소비주의는 농업과 생명의 가치를 여전히 외면하고 있다. ‘공동의 집’ 지구촌의 생태 위기가 만연하면서 우리나라 또한 그 영향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농업과 농민, 농촌이 없는 도시와 도시민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농업이 무너지면 문명의 토대가 무너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교회는 농민에게는 안정적 생산 기반을 마련해주고 도시 소비자들에게는 생명의 먹을거리를 약속하는 우리농촌살리기운동을 통해 도ㆍ농이 하나 되는 생명공동체 세상을 지향하고 있다. 우리농운동 25주년을 맞는 이번 농민 주일을 계기로 온 교회 공동체가 생태적 회개와 회심을 통해 우리 농업과 농촌, 농민들의 생태사도직을 깊이 성찰하고 이 땅에 뭇 생명이 아름답게 피어나는 하느님 나라를 만드는 데 함께 나서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