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센인 눈물 담긴 투병기… 편견 거두고 마음 치유하다

(가톨릭평화신문)





김동선(요한 마리아 비안네, 1933~2003)씨는 중학교 국어교사로 근무하다 40대 후반에 한센병을 얻었다. 어린 시절, 고향 전라도에서 구걸하는 한센인을 만나면 뒤돌아 침을 뱉고 따라올까 초조한 마음으로 도망쳤던 그였다. 한센병 앞에서 맥없이 항복하며, 처절한 운명을 향해 몸부림을 쳤다.

병이 악화된 50세 때, 세상의 이목이 두려워 죽기 위해 산으로 들어갔다. 중3과 고2 아이들을 두고서. 살 수가 없으니 삶을 끝장내자고 결심했지만, 그마저도 쉽지 않았다. 죽음이라는 단어를 뒤집으니, 하느님이 살게 해 두신 명분을 떠올리게 됐다. 그것은 곧 생명에 대한 신비였다. 그는 한센인들이 모여 살던 경기도 의왕 ‘성 라자로 마을’에 입소하면서 세례를 받는다. 신앙생활을 하며 매일 성당과 공소를 찾아다니며 기도하는 것을 삶 일부로 삼았다.

김씨는 16년 전 세상을 떠난 고인이 됐지만, 그의 삶은 한센인들과 신자들에게 잔잔하면서 깊은 반향을 일으켰다. 이 책은 1991년부터 12년 동안 한국가톨릭나사업연합회 소식지인 ‘다미안’에 연재된 고인의 글을 다시 보고 싶다는 후원회원들 요청으로 출간됐다.

한국가톨릭나사업연합회 회장 오상선(작은 형제회) 신부는 서문을 통해 “이 책이 한센 병력자로 살다가 돌아가신 분들과 아직 그 피곤한 삶을 부여잡고 살아가고 있는 이 땅의 한센인들의 아픔과 고뇌를 더 잘 이해하고 편견과 이해를 불식시키는 데 작은 기여를 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썼다.

구입 문의 : 02-3144-6311~2, 한국가톨릭나사업연합회

이지혜 기자 bonaism@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