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대흥동본당, 겨자씨 뿌리내린 100년의 은총

(가톨릭평화신문)
 
▲ 6일 교중 미사에서 유흥식 주교가 본당 설정 100주년을 맞는 교구 주교좌 대흥동본당 공동체에 하느님의 축복을 빌고 있다.

 

 


대전광역시의 첫 본당이자 어머니 본당인 대전교구 주교좌 대흥동 노동자 성 요셉본당(주임 박진홍 신부)이 6일 신앙 공동체를 이룬 지 100주년을 맞았다.

대흥동본당은 이날 대성전에서 교구장 유흥식 주교 주례로 100주년 감사 미사를 봉헌하고, 지나온 100년 선교 역사를 되돌아보며 감사를 드리고 새로운 100년을 하느님께 맡겼다. 이에 앞서 프랑스 안시에서 7대째 종을 만드는 필립 파캬흐씨가 제작해 새로 들여온 작은 종 8개를 설치하고 이를 타종하며 새로운 100년을 열었다.

교황청 내사원은 대흥동본당 100주년을 기념해 1일 자로 교령을 발표, 100주년을 맞는 대흥동본당 모든 신자에게 고해성사와 영성체, 교황님 지향에 따른 기도 등 일반 조건을 충족할 경우 1일부터 내년 9월 30일까지 전대사의 은총과 교황의 특별 강복을 받을 수 있다고 선포했다. 또한, 일반 신자들이 성지순례 형식으로 대흥동성당을 방문할 경우, 사도신경과 주님의 기도를 바치고 성가정의 예수, 마리아, 요셉의 전구를 청하며 일정 시간의 경건한 묵상을 하는 경우 받게 되는 전대사의 은총을 위령기도를 통해 연옥 영혼에게 넘겨줄 수 있다고 교령을 통해 밝혔다.

대흥동본당 100주년 감사 미사는 본당 공동체 식구들과 역대 총회장ㆍ평협 회장, 역대 주임 신부와 수도자들, 본당 출신 사제들 등 100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봉헌됐다. 공동체는 미사 중 「대흥동성당 100년사」와 전 신자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성구를 친필로 쓴 성구 상본을 봉헌하고, 100주년 행사 준비에 이바지한 신자 5명에게 유 주교 명의의 감사패를 수여했다.

18대 주임을 역임한 김병재(바오로) 신부는 “1967년 사제품을 받고 대흥동본당에 보좌로 왔는데, 당시 5곳이었던 대전 시내 본당이 지금은 55곳이 됐고, 24명이던 사제가 지금은 400명이 넘었다”며 “100주년을 맞는 대흥동본당을 보니 겨자씨가 뿌리를 내리고 자라 엄청나게 큰 나무가 됐고, 성령께서 소리 없이 하느님 나라의 구원 역사를 보여주고 있으시다는 생각이 든다”고 술회했다.

본당 출신 첫 사제인 황인국(평양교구장 서리 대리) 몬시뇰은 “55년 전, 평양에서 피란 내려와 성당 창고를 수리해 아버지 황 회장과 우리 가족이 14년간 살았다”고 회고하고 “제가 신부가 되고 55년간 신부로 살 수 있게끔 도와주셨던 대흥동성당을 결코 잊지 못할 것”이라고 고백했다.

유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100주년을 걸어온 교구 주교좌 대흥동본당 역시 예수님의 모습처럼 늘 또다시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기 위해 새로운 출발을 해야 한다”면서 대흥동본당이 △교구의 모든 복음화 사업의 출발점이 될 뿐만 아니라 실행하는 데 앞장서고 △세상과 소통할 줄 아는 교회의 모범이 되며 △교회의 가장 큰 보물인 거룩한 전례를 가장 아름답게 지켜나가는 본당이 돼 달라고 당부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