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직대건본당 ‘천사들의 모임’

(가톨릭신문)


“네가 자선을 베풀 때에는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여라.”(마태 6,3)

부산 사직대건본당(주임 김정욱 신부) 50~60대 여성 신자 10명으로 구성된 ‘천사들의 모임’(회장 문영수)은 복음 말씀대로 사랑을 실천하는 단체다. 결성한 지 올해로 25년, 그러나 이 모임을 아는 사람들은 본당에서도 몇 안 된다. 그야말로 조용히 드러내지 않고 사랑을 실천하기 때문이다.

천사들의 모임은 1995년 9월 문영수(아녜스) 회장을 포함한 본당 신자 다섯 명이 자발적으로 만든 비공식 단체다. 처음에는 손수레를 끌고 폐지 주우러 다니는 할머니를 돕거나, 주변 어려운 이웃에 쌀을 갖다 주는 등의 활동으로 시작했다.

이들의 사랑 나눔 방식은 간단하다. 도움이 필요한 곳을 알게 되면 회원들끼리 논의를 하고, 각자 쌈짓돈을 십시일반 모아 남몰래 전해준다.

특별한 기준도 없다. 그동안 신자, 비신자 관계없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가정, 암 환자 등을 방문해 위로하고 성금을 전달했다. 고(故) 하 안토니오 몬시뇰(파티마의 세계사도직 설립자) 등 은퇴 사제나 해외선교지에서 활동하는 수도자를 도왔고, 임진각 파티마 성모 순례성당 건립기금을 보태기도 했다. 그야말로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면 어디든지 사랑을 전하는 신자들의 모임이다.

꾸준히 성금을 낸다고 해서 회원들 사정이 넉넉한 것은 아니다. 이들은 그저 주변에 도와야 할 이웃이 있는 그리스도인이기에, 소중한 것을 나누는 사람들이다.

모임 회원 구현자(마리안나)씨는 “어느 교우의 가정을 돕던 중 어머니가 젊은 나이에 돌아가셨고, 남은 어린 아들도 학비를 보태줬던 기억이 난다”며 “받은 도움을 베푼다는 생각에서인지, 나중에 장성한 아들이 주변 사람들을 돕고 혼자 계신 아버지에게 효도하는 모습을 보면서 뿌듯함을 느꼈다”고 밝혔다.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분들을 돕고 싶다는 천사들의 모임 회원들. 비록 적은 금액이나마 어려운 학생이 희망을 잃지 않고 학업을 마칠 수 있도록 돕는 ‘키다리 아저씨’ 같은 활동도 하고 싶다는 뜻을 전한다. 그러려면 지금보다 회원이 더 늘어나면 좋겠지만, 행여 사람들에게 알려질까 하는 마음에 조심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문 회장은 “우리 주변에는 드러나지 않는 어려운 이웃이 많이 있다”며 “예수님께서 그러셨듯이, 그런 분들을 드러나지 않게 돕는 것이 우리 그리스도인의 할 일”이라고 말했다. 문 회장은 또 “앞으로도 꾸준히 작은 정성이라도 보탤 수 있도록 회원들과 마음을 모으려 한다”고 덧붙였다.


우세민 기자 semi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