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명절, 모여서 차례 지내는 대신 TV 한가위 미사 봉헌 어떨까

(가톨릭평화신문)
▲ “추석 풍경이 달라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올해 추석에는 제사를 한가위합동위령미사나 가톨릭평화방송 TV 미사로 대신하는 건 어떨까. 사진은 실향민들이 파주 참회와 속죄의 성당에서 차례상을 차려놓고 한가위 차례를 올리는 모습과 집에서 가톨릭평화방송TV 매일 미사에 참여 중인 가족들.



민족 대명절 한가위(10월 1일)가 다가오며 고민도 늘고 있다. 차례를 지내려 가족 친지가 함께 모이자니 코로나19 확산이 걱정되고, 모이는 것을 건너뛰자니 무언가 허전하고 조상님께 죄송하다. 그래도 코로나19 감염 확산을 막는 게 최우선 아닐까! 제사 올리는 것을 목숨만큼 소중하게 여겼던 조선 시대에도 역병이 돌면 명절 차례를 지내지 않았다는 기록도 전해진다. 비대면 시대, 신앙인의 슬기로운 명절 나기를 소개한다.


백영민ㆍ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제사, 꼭 지내야 하나?


가톨릭교회는 원래 제사에 반대하는 입장이었다. 16세기 예수회 중국 선교사들은 제사를 조상에 대한 효성을 드러내는 미풍양속으로 보았지만, 프란치스코회와 도미니코회 선교사들은 미신으로 여겼다. 100여 년간 계속된 제사 논쟁 끝에 1715년 클레멘스11세 교황과 1742년 베네딕토14세 교황은 조상 제사를 미신 행위로 간주하고 신자들의 제사 참여를 금했다. 조선 교회도 이 가르침에 따라 신주를 태우고 제사를 거부해 결국 박해를 맞았다.

제사를 금하는 교황청의 가르침이 바뀌기까지는 200년이라는 긴 세월이 필요했다. 1939년 비오 12세 교황은 「중국 의식에 관한 훈령」을 통해 조상 제사에 대해 관용적 조처를 했다. 조상 제사가 미신이나 우상 숭배가 아니라 문화의 풍속이라고 해석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한국 교회는 이 훈령에 따라 시신이나 무덤, 죽은 이의 사진(영정)이나 이름이 적힌 위패 앞에서 절을 하고 향을 피우며 음식 차리는 행위 등을 허용했다. 다시 말해 제사를 허용한 것이다.

「한국 천주교 사목 지침서」에 따르면 사목적 배려 차원에서 조상의 기일이나 명절에 제례를 지낼 수 있다. 조상에 대한 효성과 전통문화를 계승하는 차원이다. 꼭 거창하게 제사상을 차리지 않아도 된다. 가정에서 제례를 거행할 때는 ‘가정 제례 예식’을 따르면 된다.

제례 예식은 시작 예식→말씀 예절→추모 예절→마침 예식으로 구성돼 있다. 추모 예절에서는 분향과 절, 세상을 떠난 이들을 위해 바치는 한국 교회의 전통적 기도인 위령 기도를 주요 예식으로 한다. 아울러 교회는 탈상과 기일 등 선조를 특별히 기억해야 하는 날에는 가정 제례에 우선해 위령 미사 봉헌을 권장한다. 제사의 근본 정신은 선조에 대한 효 실천과 자기 존재의 뿌리 의식을 깊이 인식해 선조 유지에 따라 진실한 삶을 살고, 가족 공동체의 화목과 유대를 이루게 하는 데 있다.



CPBC TV 매일 미사 한가위 미사

한가위 차례를 지내지 않고 고향을 찾은 가족이 함께 미사에 참여하는 가정도 있다. 한가위에 고향에 가지 못해도 함께 미사를 봉헌할 방법이 있다. 가톨릭평화방송 TV에서는 10월 1일 한가위 미사를 봉헌한다. 몸은 떨어져 있어도 가족과 친척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TV 앞에 모이면 된다.

TV와 유튜브 등 온라인을 통해 참여하는 미사지만 예절을 갖추기를 권한다. 방송이나 유튜브, 인터넷으로 미사에 참여하기 전에 바르고 단정한 옷차림을 하고 자리를 정돈하고 앉아 있어야 한다. 이어 미사 시청 전 3~4분간 침묵하며 미사를 준비한다. 미사 중에도 적극적으로 경청하고 응답해야 하며, 영성체 때 ‘신령성체 기도’를 바쳐야 한다. 미사가 끝나면 2~3분간 받은 은총에 감사하며 침묵 속에 기도하고 성호경으로 마친다.

방송시간 : 본방송 10월 1일(목) 오전 6시, 9시, 정오, 오후 6시

온라인 생중계 미사도 평소 미사 참여할 때와 같이 경건한 자세로 임해야 한다. 가급적 조용한 장소에서 경건한 분위기를 만들어야 하며, 단정한 복장으로 가족이 함께 시청하는 것이 좋다.



교구·본당 한가위 미사 미리 알아두기

교구에서 지내는 한가위 미사도 코로나19로 취소됐는지 확인해야 한다. 서울대교구의 용인공원묘원은 27일 예정됐던 2020년 추석 합동 미사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취소했다. 비봉 추모관도 미사를 취소하고 정부 방침에 따라 추석 연휴 중에는 제례실과 휴게실을 폐쇄했다. 봉안당 방문 인원 수를 제한하고 방문 시간도 10분으로 한정할 예정이다.

본당 한가위 미사 역시 각 공동체 특성에 맞게 준비하고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 한가위 미사 대수를 늘린 본당, 상차림 대신 연도를 하는 본당, 상차림과 연도 없이 분향과 깊은 목례 한 번으로 대신하는 본당들도 있다. 코로나19 재확산 방지를 위한 마스크 착용과 참여자 명단 작성, 발열 체크, 방역, 사회적 거리 두기를 취해달라고 공문을 띄우며 방역에 만전을 기하며 미사를 준비하고 있다.







명절 때 무심코 하기 쉬운 말 가운데 듣는 사람의 분노를 불러일으키는 10가지 대표적인 말들과 대체어를 한국분노관리연구소(소장 이서원)를 통해 알아보자.



1. 왜 이렇게 살쪘니?


외모에 대한 이야기는 사람의 아킬레스건을 건드리는 것. 특히 비대면 시대 살찌는 것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기에 이 말은 무조건 금기어 1위다.

대체어 : “왜 이렇게 젊어지나”



2. 술 좀 끊어라

3. 담배 좀 끊어라

4. 사귀는 사람은 있니?

5. 결혼은 언제 하니?

6. 다니는 회사는?


“술ㆍ담배 좀 끊어라! 이제 결혼할 나이인데 사귀는 사람은 있고? 그나저나 지금 어느 회사에 다니지?” 이 말을 했다면, 방금 금기어 5가지를 한꺼번에 말하는 대참사를 범한 것이다. 술과 담배를 끊어야 하는 건 본인 스스로 잘 아는데 마치 이것조차 못하는 못난 사람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사귀는 사람과 결혼에 관한 이야기는 개인의 프라이버시이기에 친인척이라도 묻는 걸 싫어할 수 있다. 코로나로 직장 다니는 사람도 그만두는 상황이 많은데 직장에 관한 질문 역시 금지다.


대체어 : 술ㆍ담배 이야기는 꺼내지 말고 “친구들이랑 잘 지내니?”란 질문으로 이성 친구 존재를 물으며 “결혼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말하는 정도가 좋다.



7. 애 하나 더 낳아야지

8. 아이들 공부는 잘하니?


자녀는 하느님의 선물이기에 아이를 몇 낳을지는 오직 하느님만 아신다. 자녀 공부 역시 부모의 가장 큰 스트레스. 서열을 매기듯 공부를 잘하느냐, 대학은 어떻게 하느냐는 소리는 힘든 부모를 더 힘들게 한다.


대체어 : “아이 키우기 힘들지” “코로나로 애들 공부하기 너무 힘들겠다.”



9. 왜 이렇게 작은 생선을 샀니?

열심히 한가위 음식을 준비한 며느리에게 추석 상에 오르는 생선이나 과일이 크니 작으니 탈을 잡는 것은 서운하고 야속한 마음이 들게 한다.


대체어 : “올해도 애 많이 썼다”(최대한 부드러운 억양으로)



10. 올케, 얼굴 좀 보고 가요.

추석을 보내고 막 올라가려는 데 시누이가 전화를 걸어 자기 얼굴만 잠깐 보고 가라면 거절하기 힘들다. 그러나 속에서는 짜증이 올라온다.

대체어 : “이렇게 목소리라도 들으니 좋네요. 다음에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