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와 예술 통해 영성 목마름 해결한다

(가톨릭평화신문)
▲ 서울대교구 가톨릭예술아카데미가 11월 29일부터 공식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왼쪽부터) 가톨릭예술아카데미를 이끌어 갈 지영현 신부, 장긍선 신부, 허영엽 신부, 정웅모 신부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문화예술 사목을 위한 새 이정표가 마련됐다. 서울대교구 가톨릭예술아카데미(원장 허영엽 신부)가 대림 첫 주일인 11월 29일부터 공식 활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교구 내 흩어져 있는 교회 미술품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교회 미술의 참된 정신을 신자들에게 알리기 위해서다. 허영엽 신부는 “서울대교구 가톨릭예술아카데미 설립 건은 11월 주교평의회에서 보고하고 정식 추인을 받을 계획”이라며 “아카데미 활동은 계획에 차질 없이 진행될 것이다. 국내 수학 중인 지영현(가톨릭서울미술가회 지도신부) 신부님과 관계 교구 신부님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실 것을 부탁했다”고 전했다.

교회의 문화유산은 각 시대의 신앙관이 담겨 있는 산물이다. 신앙인들에게 고유한 신심 대상이 되는 건축물과 역사적 유물 예술품이다. 그 안에 교회 미술이 속한다. 지키고 보존해야 하는 이유이자 의무다.

가톨릭예술아카데미는 서울대교구 홍보위원회(위원장 손희송 주교) 산하 조직으로 교육 아카데미(원장 허영엽 신부), 성미술 담당(담당 정웅모 신부), 성미술 연구(담당 장긍선 신부), 갤러리 1898(관장 고승현 수녀)로 구성돼 있다.

설립 근거는 이렇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전례 헌장」 46항에는 “각 교구는 성미술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고 돼 있다. 가톨릭예술아카데미는 성미술위원회로 가기 위한 발판인 셈이다. 또한, 「전례 헌장」 126항에는 “미술 작품의 판단에서 교구장은 교구 성미술위원회의 의견을 들어야 하며 귀중한 작품들이 처분되거나 소멸하지 않도록 힘써 주의해야 한다”고 돼 있다. 이를 근거로 2011년에 만든 「한국 천주교 문화유산 보존 관리 지침」은 “미술품 보존을 위한 교구단위의 조사와 관리를 위한 전문기관과 지침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적시하고 있다.

가톨릭예술아카데미에서 중추적인 역할은 성미술 담당이 맡게 된다. 성미술 작품들을 어떻게 보존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춰 목록화와 전산화 작업을 하게 된다. 작품 복원과 보수, 이동, 철거, 양도에 대한 기본적인 지침도 만들 계획이다. 그뿐만 아니라 작품들을 보관할 수장고를 설치하고 교회 미술품을 문화재로 등록하는 일도 성미술 담당에게 맡겨진 중책이다. 또한, 교회 미술에 대한 학술 연구, 교회 미술 원로의 음성 녹취 및 교회 미술사료 수집, 학술 논문 저술, 교회 미술관(박물관) 건립 등도 과제로 주어졌다. 정웅모 신부는 “그동안 개별적으로 하던 것을 앞으로 함께하게 되면서 체계적이고 전문적으로 할 수 있게 됐다”며 “흩어져 있던 힘을 한데 모으고 가톨릭예술아카데미가 하는 일이 널리 전파되고 인식이 확대되면 계획했던 일도 잘 이뤄지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갤러리 1898은 본업인 기획전시를 비롯해 교회 미술 작가를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지원하려 한다. 일반인을 위한 미술 교실, 특히 어린이를 위한 미술 교실을 만들어 미술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성직자와 수도자들을 위한 미술교실도 준비하고 있다.

교육 아카데미는 이런 내용을 신자들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교회 미술사 강좌, 교회 미술 문화 탐방, 교회 미술 영성 순례 등 강의, 교육 아카데미와 함께할 해설사 교육도 진행하려 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문화 사목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는 일도 교육 아카데미가 해야 할 일이다.

가톨릭예술아카데미의 과제는 서울대교구 문화유산 지정, 역대 교구장 중심의 서울대교구 역사 소개 박물관 건립, 추기경 소개관 건립, 그리고 본당 미술품 목록화 작업 등 크게 4가지다.

허영엽 신부는 “예술과 인문학, 미술사 등 신자들이 목말라하는 신앙과 관계된 과목들을 잘 준비해서 신자들의 요구에 잘 부응하도록 하겠다”며 “4개 단체가 잘 융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장긍선 신부는 “교회 미술은 무엇이고 신앙생활과 전례에 얼마나 중요한지 제대로 연구하고 보급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