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거리에서 만나는 천상의 예술

(가톨릭평화신문)


알자스-로렌 지방의 콜마르에서 만난 ‘이젠하임 제단화’와 ‘장미덤불의 성모’, 샤르트르대성당의 스테인드글라스와 조각들. 중세 대표 순례지인 로카마두르의 검은 성모, 20세기 현대 성당의 초석이 된 아시성당까지….

스스로 ‘방랑하는 여행가’라 부르는 박혜원(소피아, 서울가톨릭미술가회 부회장) 작가가 그리스도교 문화가 배인 프랑스의 명소를 담아낸 프랑스 예술기행을 펴냈다. 아름다움을 향한 탐색의 흔적이자, 여행하는 영혼의 여정에 대한 기록이다. 무엇보다 영혼의 울림을 선사하는 보석 같은 작품을 선정했다.

도쿄에서 태어나 예민한 청소년기를 유럽 벨기에에서 보낸 저자는 어린 시절에 서구 미술에 매료됐다. 브뤼셀 리브르대학교에서 서양미술사를 전공하고, 브뤼셀 왕립미술학교에서 판화과를 졸업한 그는 오랫동안 강단에서 미술사를 가르쳐왔다. 유럽의 미술관을 찾아다니며 느낀 감동을 해박한 미술사를 바탕으로 성미술을 이해하기 쉽게 풀어냈다. 신의 창조물인 자연, 예술작품에 배어 있는 생명력, 그 비밀을 발견해나가는 발자취에 천상의 신비가 숨어있다.

책에는 로카마두르 들판에서 만난 깨끗하고 고귀한 얼굴을 지닌 양들과 조우한 일화도 소개했다. 양 떼가 자아내는 거대한 평화와 무거운 침묵 안에서 자연의 에너지를 느낀다. 유일하게 오랫동안 눈빛을 교환했던 양 한 마리가 책 표지 모델이 됐다. 그러나 양은 자취를 감춘 채 달아났고, 책 제목 ‘혹시 나의 양을 보았나요’는 여기서 탄생했다. 저자는 길 잃은 양을 찾아 새로운 행복한 삶의 여정을 향해 다시 떠난다.

해마다 유럽에 가면 마음과 영혼을 일깨우는 예술작품을 찾아다니는 저자는 “자연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낸 걸작을 만나면 이를 가능케 한 절대적인 존재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고 털어놨다.

최종태(요셉) 조각가는 “저자는 우리 영혼을 정화시키고 어루만져주는 아름다움의 길을 제시해준다”며 “프랑스를 그리고 진정한 나를 발견하는 귀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추천했다.

이지혜 기자

혹시 나의 양을 보았나요

박혜원 지음 / 청색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