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자전거 배달 일하다 사고로 일 끊긴 80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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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연씨가 자신의 침대에 앉아 그동안의 일들에 대해 소회하고 있다.


“제 나이가 여든이 넘었어요. 다른 사람들은 나이 들면 여행도 다니고 하는데, 저는 아직 배달 일을 해요. 제가 신자가 아님에도 본당 신자분들이 오셔서 매달 10만 원씩 줄 때마다 정말 눈물이 나요. ‘받지 말아야 하는데, 내 힘으로 벌어서 갚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에 고맙고 눈물이 납니다.”

김희연(80)씨는 그간의 설움이 북받친 듯 끝내 눈물을 보였다. 김씨의 침대 위에는 이불 몇 장이 켜켜이 쌓여있었다. 그는 전기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전기요금이라도 아껴 빚을 탕감하기 위해서다. 멀티탭엔 먼지가 소복이 쌓여 있었다. 그가 이불을 들추자 밥과 국이 든 보온병이 있었다. 가스와 전기를 사용하지 않기 위해서다.

그는 서울 소재 한 상가 원룸 단칸방에 거주 중이다. 결혼 후 인근 시장의 햇빛이 들어오지 않는 지하방에서만 57년을 살았다. 남편과 사별 후 여기서 삼 남매를 길러냈다. 서울 한복판 집이라곤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곰팡이가 켜켜이 쌓인 열악한 곳이다. 도저히 살 수 없어 그 집을 두고 겨우 한두 명 몸을 누일 만큼 좁은 다른 단칸방으로 피신해 근근이 생활 중이다. 하지만 이곳 역시 상가에서 올라오는 벌레들이 득실거릴 때가 잦다. 김씨는 “집주인이 임차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있다”고 어려운 사정을 설명했다. 김씨는 저소득 고령자임에도 꼬인 경제사정으로 보증금 지급 등 3건의 관련 소송을 준비 중이다.

아들은 10개월 전 집을 나간 뒤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딸도 둘이 있지만, 연락이 안 되거나 그들의 집이 경매에 부쳐질 위기에 처해 있어 김씨를 지원해 줄 여력이 없다.

김씨의 수입은 매달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기초노령연금 수급액 47만 원과 본당 빈첸시오회 회원들이 지원하는 10만원 남짓이 전부다. 다행히 크게 아픈 곳이 없어 자전거 배달 일을 하곤 있지만, 이마저도 한 차례 오토바이 추돌 사고 후유증으로 일이 대부분 끊긴 상태다.

김씨는 “이 동네에서 오랫동안 배달을 했는데도, 나이가 많아 무섭다고 일을 안 주려 한다”며 “해봤자 하루에 한 번 정도 배달해 3000원 정도 수입을 올린다”고 했다. 보증금 3500만 원, 월세 30만 원짜리 단칸방에 살면서 월세가 52개월째 밀려 보증금에서 차감되는 중이다. 하지만 부채만 3000만 원에 달한다. 혼자 빚을 상환할 수 없는 상황이다. 김씨는 어려운 생활 중에도 받은 만큼 되돌려줘야 한다고 연신 목소리를 높였다.

“제가 한 일이 아무것도 없는데 본당 신자분들이 여태껏 도와주셔서 그저 미안하고 감사할 따름입니다. 저는 몇 천 원을 빌려도 바로 갚을 정도로 약속하면 철저히 지켜요. 상황이 나아지면 더 어려운 이웃을 위해 꼭 후원할 겁니다.”

이준태 기자


 


후견인 : 김효은(레지나) / 서울대교구 한강본당 빈첸시오 아 바오로회 회원



“김희연 자매님은 고령으로 혼자 사시며 자녀 3명이 있지만, 장녀 1명 외에 연락이 끊긴 상태이고, 자녀들로부터 재정적 도움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전거 배달 일을 했으나 이마저도 몸을 다친 이후 끊긴 상태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성금계좌 (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김희연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4월 20일부터 26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