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성목요일 교도소 방문…“왜 저 사람들이고 내가 아닌가?” 자문

(가톨릭평화신문)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님 만찬 성목요일인 17일 로마 레지나 첼리 교도소를 방문해 수감자들을 만났다. 바티칸 미디어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님 만찬 성목요일인 어제(17일) 로마의 레지나 첼리 교도소를 방문해 재임 초기부터 지켜온 수감자들과의 친밀감을 계속 이어갔다.

교황은 건강 문제로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와 발 씻김 예식을 거행할 수는 없었지만 약 30분간 교도소 안에머물며 수감자들과 교도소 직원들을 만났다. 

70명의 다양한 연령과 국적의 수감자들이 교도소 중앙 홀에서 교황을 맞았고 수많은 수감자들이 위층 창문을 통해 교황을 연호하며 ‘자유와 기도’를 외쳤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님 만찬 성목요일인 17일 로마 레지나 첼리 교도소를 방문해 수감자들을 만났다. 바티칸 미디어


많은 수감자들이 나무 묵주를 목에 걸고 있었고 책자와 복음서를 들고 있었으며 한 젊은이는 석방후 여동생에게 줄 복음서 한 권을 달라고 교황에게 요청했다. 

또 다른 이들은 무릎을 꿇거나 교황의 손에 입을 맞추며 교황과 교감을 나눴다. 
 

한 수감자가 교황에게 건네 손 편지 쪽지. 바티칸 미디어


특히 수감자 페르디난도는 교황에게 손으로 쓴 쪽지를 건넸다. 

쪽지에는 "주님의 빛이 저와 제 가족의 삶을 비추기를 바랍니다. 교황님, 함께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라고 쓰여 있었다. 

교황은 그와 잠시 이야기를 나누며 가족 안부를 묻고 기도하겠다고 약속했다. 

26세의 또 다른 젊은이 마테오는 교황에게 자신의 복음서에 서명해 달라고 요청하고 거짓 증언으로 투옥됐다며 자신의 억울함을 교황에게 호소했다.
 

교황이 주님 만찬 성목요일인 17일 로마 레지나 첼리 교도소를 방문해 수감자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 바티칸 미디어


교황은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시작해 교황 재임 기간 내내 교도소 방문을 성 목요일의 중요한 행사로 삼았다.

올해 교황은 최근 건강 문제와 입원에도 불구하고 레지나 첼리 교도소를 방문했다.

교황은 교도소 밖에서 기자들에게 “이런 곳에 들어갈 때마다 '왜 저 사람들이고 내가 아닌가?'라고 자문한다”며 이번 교도소 방문을 회상했다.  

그러면서 이번 주님 부활 대축일을 어떻게 보낼 것인지 묻는 질문에 교황은 "할 수 있는 한"이라고 짧게 답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주님 만찬 성목요일인 17일 로마 레지나 첼리 교도소를 방문했다. 바티칸 미디어


레지나 첼리 교도소 사목 담당 비토리오 트라니 신부는 바티칸 미디어와의 인터뷰에서 교황의 방문은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로 구성된 현실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라며 이는 “수감자 뿐만 아니라 교도소 직원들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