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심한 통증으로 환청·불안 시달리는 상미씨

(가톨릭평화신문)

중복발달장애인 상미(27)씨는 중증 척추측만증으로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극심한 통증을 느낀다.


발달장애 여동생과 단둘이 살아

‘화장하고 예쁜 옷 입기’ ‘동네 산책하고 물건 사보기’. 평범한 20대 여성이라면 언제든지 누릴 수 있는 일상이자 소소한 삶의 낙이다. 하지만 중복발달장애(지적장애 2급·정신장애 2급)를 지닌 곽상미(27)씨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앓은 중증 척추측만증으로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고통에 휩싸인다. 한걸음 한걸음 발을 내디딜 때마다 뒤꿈치부터 머리까지 극심한 통증이 전기처럼 척추를 타고 올라와 비명이 저절로 나온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임대아파트 5층에 사는 상미씨는 외출이 두렵다. 통증을 참고 내려가다 균형을 잃고 계단에서 구른 적도 있다. 1층으로 내려가는 아파트 계단이 그에겐 마치 지옥을 향해 끝없이 이어진 것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지금은 4년간의 재활치료로 그나마 나아진 상태다. 한창 심할 때는 척추가 66도나 휜 까닭에 목이 머리 무게를 견딜 수 없었다. 그래서 고개가 항상 뒤로 넘어가 있었다. 계단을 내려갈 때도 전방 시야가 확보되지 않아 누군가 부축해주지 않으면 한 발자국도 옮길 수 없었다. 불행한 사실은 수술로 해결될 가능성도 적었다는 것.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치료 적기를 놓친 데다, 중복장애인 특성상 큰 수술을 하면 정신적 충격이 심할 공산이 컸다. 상미씨의 고통을 덜어줄 유일한 방법은 관절 질환과 디스크·척추협착증을 늦추는 재활치료뿐이다.

하지만 최근 경제적 어려움으로 치료 횟수가 줄어 통증이 재발한 탓에 상미씨는 다시 우울감에 시달리고 있다. 환청과 불안 증상을 스스로 조절하기 어려워 돌발행동을 하기도 한다. 그 배경에는 3년 전 유일한 보호자였던 어머니의 죽음이 있다.

힘겹게 생활비를 벌면서도 틈틈이 상미씨를 오토바이 뒷좌석에 태우고 바깥구경을 시켜주던 어머니는 교통사고로 갑자기 세상을 떠났다. 상미씨는 발달장애(지적장애 3급)가 있는 여동생과 단둘이 의지하고 살아야 할 처지가 됐다. 알코올 중독자인 아버지는 이혼 후 연락이 끊긴지 오래다. 사랑하는 어머니의 부재와 온몸을 엄습하는 고통 때문에 상미씨는 매일 밤 눈물로 베갯잇을 적시고 있다.

이제 상미씨는 서 있는 것조차 견디기 어렵다. 예전에 참여했던 장애인 일자리 사업도 그림의 떡이다. 제대로 된 벌이가 없는 상황에서 상미씨는 병원비로 매달 80만 원을 낸다. 문제는 상미씨와 여동생 모두 장애로 인해 제대로 끼니를 챙겨 먹을 수 없다는 것. 배달음식이나 완제품을 사 먹을 수밖에 없어 건강과 주머니 사정에 악영향만 미치고 있다. 그래도 언니인 상미씨는 자신이 뭐라도 해서 동생을 먹여 살려야겠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견디기 힘든 고통과 끝없는 가난 앞에서 그는 무력하고 괴로울 따름이다.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후견인 : 이부홍 신부 / 대구대교구 사회복지국 차장

“상미씨는 어려운 상황에도 밝고 활동적인 성격과 사회로 나아가고자 하는 열정을 잃지 않았습니다. 상미씨가 고통을 이기고 건강을 회복해 자립의 꿈을 향해 나아가려면 도움과 사랑이 필요합니다. 20대 청년이 삶을 잃지 않도록 독자 여러분의 연대와 손길을 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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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미씨에게 도움을 주실 독자는 13일부터 19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03)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