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흥행 뛰어넘은 ‘킹 오브 킹스’

(가톨릭평화신문)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The King of Kings)’ 스틸컷. 출처=(주)모팩스튜디오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The King of Kings)’ 스틸컷. 출처=(주)모팩스튜디오


찰스 디킨스가 쓴 「예수의 생애」 모티브… 글로벌 스타 목소리 참여
장성호 감독 “‘예수님의 사랑과 관계의 회복’ 주제”… 16일 국내 개봉



장성호 감독의 애니메이션 ‘킹 오브 킹스(The King of Kings)’가 16일 전국 극장에서 개봉한다.

지난 4월 북미에서 먼저 선보인 ‘킹 오브 킹스’는 개봉 첫 주말 북미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고, 17일 만에 ‘기생충’의 북미 누적 수익 5384만 달러를 넘어서며, 한국영화 중 현지에서 가장 흥행한 작품으로 등극했다.

국내 VFX(특수시각효과) 1세대로 30년간 영화계에서 활약한 장성호 감독이 각본과 연출을 맡았고, ‘암살’ ‘1987’의 김우형 촬영감독과 ‘명량’ ‘파묘’의 김태성 음악감독 등이 참여해 완성도를 높였다. 또 북미에서는 케네스 브래너·오스카 아이삭·우마 서먼 등 글로벌 스타들의 목소리 캐스팅은 물론 세계적인 아티스트들이 참여한 주제곡으로 주목받았다.

영국 문학의 거장 찰스 디킨스가 자녀들을 위해 쓴 「예수의 생애」를 모티브로 제작된 ‘킹 오브 킹스’는 디킨스가 아서왕을 동경하는 막내아들에게 진정한 왕 ‘예수 그리스도’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내용이다.

장 감독은 국내 개봉에 앞서 지난 2일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획 단계였던 2015년 당시 한국 애니메이션은 주로 영유아물로 분류되는 데다 완성도를 높이려면 많은 예산이 필요해 처음부터 북미시장을 겨냥했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예수’는 신앙을 떠나 인류 역사에 가장 큰 영향을 준 인물이면서도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으로 다뤄진 적이 없어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애니메이션에서 디킨스와 아들은 그리스도의 탄생부터 부활까지 성경의 주요 장면을 함께 여행한다. 곁에서 기쁨과 기적을 확인하고, 배신과 아픔의 순간을 바라보기도 하며, 용서와 화해를 체감하기도 한다. 그 모든 시간과 인물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는 바로 ‘사랑’이다.

장 감독은 “사실 예수님 이야기는 매우 어려운데, 결국 예수님의 실체, 그분이 세상에 오신 본질은 사랑이라 생각한다”며 “스스로를 희생해서 모든 걸 바치는 사랑과 디킨스와 아들이 관계를 회복하는 동안 창조주인 하느님과 인간의 관계도 회복하는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길 바랐다”고 말했다. 또 “성경적인 메타포를 많이 깔아뒀기 때문에 신앙인들은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킹 오브 킹스’는 촬영 현장에서 실제 카메라가 움직일 수 있는 물리적인 범위 안에서만 카메라를 가동해 애니메이션이지만 시네마틱한, 실사 느낌을 선사한다.

국내 더빙에도 이병헌·진선규·이하늬·양동근·차인표·권오중·장광 등 쟁쟁한 배우들이 참여해 화제다. 디킨스로 분해 전체적인 드라마를 끌고 가는 이병헌씨의 경우 진중함과 코믹함을 겸비한 특유의 연기력으로 자칫 느슨할 수 있는 극을 쫀쫀하게 매만지고, 주로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겨온 진선규 배우의 차분한 예수 연기도 신선하다. 이들 캐스팅은 북미 흥행 전에 대부분 완료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50개국에서 상영 중인 ‘킹 오브 킹스’는 16일 국내 개봉에 이어 주님 성탄 대축일이 있는 연말까지 90여 개 나라 스크린에 걸릴 예정이다.

윤하정 기자 monica@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