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2일 가자지구 가자시티 시파 병원에서 한 남성이 굶어 죽은 생후 6주 된 아이의 시신 옆에 서 있다. OSV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 발발 2년 만에 가자지구 사망자가 6만 5000명을 넘어섰다. 이스라엘은 현지시각 15일 ‘가자지구 점령 계획’ 일환으로 지상 작전을 개시했다. 전차 등을 동원한 대규모 공습이다. 이 공격으로 19명이 사망했으며, 20일에는 유엔 총회를 앞두고 가자지구 전역에 공격을 가해 최소 60명이 숨졌다.
‘그리스도께서 가자에서 돌아가셨다’는 구호 아래 활동하는 국제 가톨릭 사제단 ‘대량 학살에 반대하는 사제들(Priests Against Genocide)’은 “가자지구에서 희생되는 팔레스타인인을 통해 가난하고 굶주리며 목마른 이방인과 동일시하는 그리스도의 현존을 본다”면서 “가자지구 팔레스타인인들의 목숨이 스러지는 비극 앞에서 더는 침묵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대부분 이탈리아 사제들로 구성돼 있지만, 21개국 550명 이상의 사제가 동참하고 있다. 모로코 교회 라바트대교구장 크리스토발 로페스 로메로 추기경을 비롯한 전 세계 7명의 주교도 함께하고 있다.
이들은 15일 온라인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어디서든 전쟁과 폭력의 논리를 비판하고, 무고한 생명을 억압하고 말살하는 자들에 대한 국제법·유엔 결의안·국제형사재판소의 판결을 존중할 것을 촉구한다”며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저지른 살인과 납치를 비난하는 것처럼 폭력으로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하는 이스라엘의 만행을 강력히 비판한다”고 밝혔다. 유엔(UN) 회원국 중 151개 국이 주권국가로 인정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을 향한 폭격과 전쟁 범죄·팔레스타인인 대상 아파르트헤이트(인종 청소)·기아 발생을 무기로 사용하는 행위 등 이-팔 전쟁에서 이스라엘의 잔인성을 지적한 것이다.
이들은 “사제들은 목소리를 낼 수 없는 사람들과 정의를 외치는 무고한 희생자들의 이야기를 대신해야 한다는 긴박함을 느끼고 있다”고 거듭 전했다.
‘대량 학살에 반대하는 사제들’은 유엔 총회 폐막 전날인 22일 이탈리아 로마의 성 안드레아 성당에서 기도회를 열고, 팔레스타인인들을 초대해 증언을 들었다. 이어진 행진은 50여 명의 사제가 함께한 가운데 하원의원 회의장이 있는 몬테치토리오에서 마무리됐다. 행진 중에는 아랍어 주기도문 등이 낭송됐다.